[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역적'이 사극명가 MBC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MBC 드라마 '역적'이 인기리에 종영했다. 30부작 동안 10% 초반대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했고, 16일 방송은 14.2%로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역적'은 많은 사극에서 다뤄진 홍길동을 조금 다르게 바라본 작품이다. 허균의 소설 '홍길동전' 속 홍길동이 실제로 살아있는 역사적 인물이라면, 양반댁의 서자가 아닌 씨종 아모개(김상중 분)의 아들 길동이 백성의 편에 서고, 백성과 함께 싸우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는 '허준', '대장금', '이산' 등 MBC 사극이 항상 추구해오던 것과 일맥상통한 부분.
여기에 더 세련된 연출을 가미했다. '역적' 연출을 맡은 김진만 PD는 '킬미, 힐미', '골든 타임', '최고의 사랑' 등 트렌디한 드라마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김진만 PD의 역량은 '역적' 곳곳에서 드러났다. 마지막회 연산(김지석)이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에서도 보통 사극에서는 시도하지 않았던 도발적인 연출이 눈길을 끌었다. 결국 자신이 쓴 능상이라는 글씨가 적힌 종이를 덮은 채로 죽음을 맞이하는 연산, 그리고 흰색과 검은색, 빨간색의 대비가 그의 죽음을 드라마틱하게 만들었다.
이런 색다른 시도와 연출은 점점 기울어져 가던 '사극명가' MBC를 다시 일으킬 무기가 될 전망이다. MBC는 올해 사극만 세 편을 준비했다. '역적'에 이어 현재 '군주-가면의 주인'이 방영 중이고, '왕은 사랑한다'가 한창 촬영 중이다. 첫 스타트를 '역적'이 잘 끊어줬고, '군주-가면의 주인' 역시 파격적인 소재 선택과 신선한 연출로 호평받고 있다.
'역적'이 사랑받은 진짜 이유는 사극이지만 2017년을 사는 우리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던져줬기 때문이다. 의도치 않게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등이 치러지며 더욱 '역적'이 말하는 백성이라는 이름은 무겁게 다가왔다. '역적'이 재미와 메시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사극 명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가운데, '군주'와 '왕은 사랑한다' 역시 작품성과 흥행에 기대가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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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