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7.18 08:47 / 기사수정 2008.07.18 08:47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한·일 최고 잠수함의 만남'
4위를 향해 무한 질주를 하고 있는 우리 히어로즈와 최근 주춤하며 1위 자리에 위협을 받고 있는 SK가 목동 구장에서 만난다. 우리와 SK의 경기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정대현과 다카쓰 신고의 마무리 맞대결이다. 비슷한듯하면서도 다른 패턴으로 승부를 하는 이 두 잠수함의 대결이 한·일 양국 야구의 자존심 대결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정대현은 SK 벌떼 계투진의 핵심이자 마무리이다. '출석 체크'하는 SK의 수많은 불펜 투수 중에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여 경기를 매조 짓는다. 지난해 60경기에 등판하여 3승 2패 27세이브 평균자책점 0.92로 그야말로 '언터처블' 피칭을 선보이며 SK의 페넌트레이스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이 지대한 공헌을 했다. 2007년의 '미스터 제로'는 정대현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정대현은 토마스(23개), 오승환(21개), 한기주(19개)에 이어 18세이브로 4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팀의 부진과 맞물려 이길 때 나오는 필승 마무리인 만큼 등판 횟수가 적었다. 7월에 단 4게임에만 등판했다.
3일 LG와의 경기에서는 3-2로 리드하고 있던 순간에 등판하였지만, 9회 2 아웃, 아웃카운트 단 1개만을 남겨두고 이종열에게 극적인 동점 홈런을 허용하며 연장전에 들어갔고, 결국은 안치용의 끝내기 안타로 결국은 팀의 패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6일 한화와의 경기에서는 세이브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8회 말에 김태완에게 좌월 홈런을 맞았다. 11일 KIA전에서도 1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되었다. 극악의 부진 속에 17일 두산과의 경기에 컨디션 조절차 등판하여 2타자만을 상대하였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솟아오르기도 하며 종잡을 수 없는 변화무쌍한 투구를 하는 정대현. 최근의 팀의 부진과 맞물려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한국 최고의 잠수함 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한화의 김인식 감독 또한 다카쓰 보다는 정대현을 더 높게 평가하며 힘을 실어줬다.
'신상' 다카쓰 신고의 통산 세이브 수는 일본 프로야구 최다인 286개이다. 좁은 일본 무대에서만 안주할 수 없었던 그는 미국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리며 야구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도 27세이브를 따내어 일-미 통산 300세이브를 돌파했다.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재팬시리즈 4차례 우승시 모두 마운드를 최후까지 지키며 팀의 우승을 이끌어 냈다.
일본의 전설인 '백전노장' 다카쓰 신고가 우리 히어로즈의 새로운 영웅이 되기 위해 등장했다. 최고 구속 130km/h대 중, 후반의 직구와 최저 80km/h의 변화구는 타자들을 당황시킨다. 분명, 눈에 보이지는 공이지만 그래서 더 힘들다. 자신있게 휘두른 배트는 허공을 가르기 일쑤다. 빠른 공을 던지던 느린 변화구를 구사하던 같은 투구폼과 릴리스포인트에서 나오기에 그 파괴력이 배가되고 최고 50km/h 차이가 나는 공으로 완급조절을 하며 타자들을 상대한다.
전성기가 지난 만큼 공의 구위 자체가 뛰어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공 하나하나에 일본과 미국에서 아울렀던 갖가지 경험이 조미료가 되어 타자들을 요리한다. '세월의 힘'인 노련미가 더해져 타자들의 노림수와는 정반대의 공을 뿌리며 타자들을 상대한다.
이광환 감독은 다카쓰에 대해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 구위가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워낙에 공이 뱀같이 변화무쌍하여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다고 했고, 위력적이지 못한 구위로 인해 1실점 정도는 허용할 수 있지만 연타를 맞으며 2실점 이상은 허용치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러한 장담은 곧바로 실현되었다. 최근 5경기 등판해서 모두 세이브를 따냈다. 특히, 마지막 등판일이었던 12일 한화전에서는 다소 이른 8회부터 등판하여 2사사구만을 내주는 짠물 피칭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승리를 지켰다. 현재 0.84 5세이브의 성적으로 '미스터 제로'의 영광을 재현하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의 2007년의 '미스터 제로'와 현재 '미스터 제로'의 만남. 한, 일 양국의 최고 잠수함의 대결. 한국 나이로 31세와 41세의 신구 대결. 여러모로 '라이벌'이라는 칭호를 붙일 수밖에 없다. LG 우규민의 마무리에서의 보직 이탈로 이제 8개 구단 중에 잠수함 마무리는 정대현과 다카쓰만이 존재한다. 2008프로야구에서 누가 최고의 마무리 잠수함으로 기억될 것인지 이번 3연전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사진=(C) 다카쓰 신고 (우리 히어로즈), 정대현 (SK 와이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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