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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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ympic Jumper!] 중국의 편파판정, 너무 신경 쓰면 손해

기사입력 2008.07.16 09:56 / 기사수정 2008.07.16 09:5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작년 11월 23일 중국 광저우에서 벌어진 중국오픈배드민턴 슈퍼시리즈 8강전에 출전한 한국남자배드민턴 복식팀인 정재성-이용대(이상 삼성전기)조는 1-1로 팽팽히 맞선 3세트 경기 도중, 돌연 경기장에서 퇴장했다.

이유는 도를 넘어선 중국심판들의 극심한 편파판정 때문이었다. 세계랭킹 4위에 올라있는 정재성-이용대조는 이 대회에서 우승을 노렸지만 8강전에서 맞붙은 중국의 궈첸홍-시에총보와의 경기는 아무리 잘해도 이길 수가 없는 경기였었다.

주심과 선심이 모두 중국심판으로 짜인 이 경기는 1-1로 팽팽한 균형을 이루던 3세트에 접어들면서 가뜩이나 심했던 중국의 편파판정은 극에 치달았다. 한국 팀의 드라이브 샷이 정확하게 눈에 띌 정도로 안에 들어왔어도 아웃으로 처리되었고, 한국 팀이 서브를 구사할 때도 중국 심판들은 상식에 맞지 않는 이유를 갖다대며 한국 팀의 거듭된 서브 폴트를 선언했다.

이렇게 어이없는 주심의 판정이 이어지자 한국 팀은 항의를 해봤지만 돌아오는 것은 경고카드뿐이었으며 도저히 경기를 치를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 선수들과 코치진은 황급히 짐을 싸고 경기장에서 퇴장했다.

게다가 이 날 경기에서 중국심판들은 한국 팀의 유니폼을 가지고도 시비를 걸었었다. 우연히 한국 팀과 중국 팀이 모두 붉은 색의 유니폼을 입었지만 중국 심판들은 "10분 안에 유니폼을 갈아입지 않으면 몰수 패를 선언하겠다"며 처음부터 한국 팀을 자극했었다. 한마디로 한국팀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탈락시키겠다는 심보가 여지없이 드러난 사례였다.

한국의 전통적인 메달밭의 경쟁국은 다름 아닌 중국

지금까지 올림픽에 출전하면서 이토록 심판의 판정에 대해 고민했던 적은 드물었다. 주최국의 홈 어드밴티지는 어느 국가들에서도 나타나는 부분이지만 중국의 경우는 위에서 설명한 극단적인 사례가 여러 차례 나타났었고 특히, 한국 선수단의 전통적인 메달밭인 종목에서 중국이 급부상하고 있는 점이 대한체육회와 한국선수단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 대한체육회와 태릉선수촌이 가장 걱정하고 있는 종목은 양궁과 태권도이다.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양궁 남자단체전 결승의 상대는 대만이었고 여자단체전의 상대는 중국이었었다. 근래에 들어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양궁은 호시탐탐 세계최강인 한국을 넘어서려고 하고 있으며 이번 베이징올림픽을 가장 좋은 기회로 여기고 있다.

올림픽을 앞두고 양궁대표선수들은 중국의 양궁경기장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놓은 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홈팀인 중국을 열렬히 응원하는 분위기에 적응하고 한국선수들이 화살을 쏠 때마다 들려올 야유소리도 충분히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한국의 효자노릇을 했던 양궁은 가장 어려운 올림픽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중국을 너무 신경 쓰면 오히려 자신들이 가진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 자신들의 전력향상에만 신경 쓴다고 양궁대표선수들은 밝혔었다.

또한, 한국의 국기인 태권도도 위기에 직면해 있다. 다름 아닌 중국이 미국을 이기고 종합 1위로 뛰어오르기 위해서 전념해야할 종목 중 하나로 태권도를 거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의 뛰어난 지도자들을 영입해 체계적으로 기량을 향상시킨 중국의 태권도는 해가 다르게 성장해가고 있다.

태권도는 정확한 채점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종목이다. 그러나 심판 진들이 과연 한국선수들이 중국선수들과 맞붙었을 때 제대로 들어간 공격도 적절한 포인트를 줄지에 대해서 일부 태권도 관계자들은 걱정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텃새 판정과 다른 국가들의 부상 때문에 태권도에서 금메달 2개만 따내도 최상의 성과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의 전략종목에서 항상 맞붙게 되는 중국.

태권도와 양궁이외에도 구기종목인 배드민턴과 남자체조, 사격에서도 중국 선수들이 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한두 가지의 종목도 아닌 한국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모든 종목에서 중국이 경쟁국으로 떠올라 최악의 상황이 일어났을 땐 금메달 5개도 어려운 게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에 대해 이에리사 태릉선수촌 단장은 “중국의 편파판정을 벌써부터 우려한다면 그것은 핑계에 지나지 않다. 한국스포츠는 그동안 어려운 여건을 이겨내고 좋은 성적으로 내왔었다. 그러한 점이 이번 올림픽에서도 충분히 발휘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밝혔다.

물론 중국의 홈에서 벌어지는 경기인 만큼, 한국 팀에게 유리한 여건이 아닌 것은 당연하지만 이러한 조건에 너무 연연한다면 자신의 기량을 최대로 발휘하기에 지장이 클 것이다. 중국이 홈 어드밴티지를 받는 장점을 떠나서 하나의 경쟁국이라는 생각만을 가지고 훈련과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한국선수들에게 심적 부담을 덜어 줄 것이다.

홈 어드밴티지의 장점을 안고 뛰는 선수들을 이길 최선의 방법은 ‘확실한 실력의 우위’이다. 불리한 판정과 열광적인 중국 팬들의 응원과 아유 등을 이기기 위해선 어느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담대한 정신력과 경기에 임하는 집중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엑스포츠뉴스 브랜드테마] 조영준의 Olympic Jumper.2008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주목받고 있는 메달 유망주들과 메달권에 들 수 있는 기록에 미치지 못해도 앞으로 가능성이 충만한 선수들을 소개할 예정에 있습니다. 그리고 올림픽과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한데 묶어 전해드리는 뉴스+칼럼 형식의 올림픽 기사입니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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