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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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ympic Jumper!] '금빛과녁'을 조준한다! 사격 진종오

기사입력 2008.07.14 17:42 / 기사수정 2008.07.14 17:42

조영준 기자

바르셀로나의 영광 이후 16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사격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순간의 세밀함을 요구하는 종목은 고도의 집중력과 인내심을 요구한다. 

단 한 발의 실수로 인해 메달색깔이 가려지는 사격은 그만큼 힘든 종목이고 당일 컨디션과 분위기에 따라 변수가 크게 발생하는 종목이기도 하다.

한국사격이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던 대회는 바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이었다. 첫 금메달이 걸려있었던 여자공기소총부분에서는 당시 ‘겁없는 10대 소녀’였던 여갑순이 금메달을 획득했었고 한국사격의 기대주였던 이은철이 50m 소총 복사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한국사격은 겹경사를 맞이했었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국사격에서 올림픽금메달리스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사격에 거는 기대가 크다. 특히 이에리사 태릉선수촌장은 “한국선수단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사격같이 확실한 금메달후보는 없지만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서 잘해주어야 한다.”라고 사격에 대한 기대를 표명했었다.

사격 국가대표들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선수는 남자권총 50m 국가대표인 진종오 (29, KT)이다. 진종오는 4년 전, 아테네올림픽의 은메달리스트였지만 그 전까지는 메달후보로서 기대를 받지 않던 선수였다.

한국사격은 전통적으로 여갑순이 금메달을 획득한 여자공기소총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사격협회의 관심사도 이곳에 집중되는 경향이 많았었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남자 권총에 출전하는 진종오는 메달후보로서 주목을 받지 못했었다.

그러나 아테네올림픽 남자권총 50m 본선에서 참여한 진종오는 총 60발 중 58번을 9점 이상의 과녁에 맞추며 결선에 진출했다. 순식간에 금메달 후보가 된 진종오는 총 10발로 승부가 가려지는 결선경기에서 6발까지 선두를 지켜나갔다. 하지만, 7번째 사격은 정중앙에서 크게 빗나가 있었으며 점수는 7점에도 못 미치는 6.9에 머물러 있었다.

이 한발의 실수로 진종오는 금메달을 러시아의 네스트루에포에게 내주었지만 큰 실수에 흔들리지 않고 남은 세 발을 침착하게 쏴 은메달을 획득했다. 비록 한 번의 실수가 아깝기는 했지만 진종오의 은메달은 값어치가 있는 성과였으며 특히, 한국사격이 그리 재미를 보지 못했던 남자권총에서 나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고무적인 결과였었다.

한 치의 실수도 허락하지 않는 냉엄한 사격의 세계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시작한 사격은 어느덧 진종오의 모든 것이 되었다. 사격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볼 수도 있었지만 진종오는 어느새 사대에 서서 과녁을 조준하고 한발 한발에 집중력을 가하는 사격의 맛에 흠뻑 심취해있었다.

특히, 10점이 나왔을 때 느끼는 쾌감은 너무나 짜릿했었다. 하지만, 진종오의 어깨에는 쇠가 박혀있는 상태이다. 경남대 재학시절에 당한 부상 때문에 어깨에 금속을 넣는 수술을 받았던 진종오는 이 부상을 극복하는 재활도 거쳐야 했었다.

항상 권총을 손에 쥐고 고정하는 팔과 어깨에 쇠를 박았다는 것은 사격선수에겐 치명적인 일이다. 그러나 진종오는 재활을 통해 부상의 여파를 극복해나가기 시작했으며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현재 남자권총 50m에 출전하는 선수들 중, 가장 좋은 기록을 유지해나가고 있다.

진종오는 좋은 사격을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로 ‘집중력’과 ‘인내심’을 꼽는다. 많은 연습량보다 집중력이 한층 가미된 연습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하는 진종오는 이러한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낚시에도 전념하고 있다. 처음엔 취미로 즐긴 낚시였지만 어느새 훈련의 한 요소가 되었고 물고기를 순간적으로 낚아채는 감각은 사격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지금 진종오가 유지하고 있는 기록은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문제는 경기가 열리는 당일의 컨디션과 중국선수들을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분위기 적응이다. 사격은 아주 세밀한 집중력의 흐트러짐이 치명적인 실수로 이어지는 종목이다. 때문에 주변의 분위기도 경기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만 진종오는 그러한 분위기를 이겨내고 금메달후보로서 느끼는 부담감도 떨쳐내기 위해 ‘항상 편하게 하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제 30줄을 앞둔 진종오는 4년 전에 비해 한층 성숙해졌으며 많은 경기 경험을 통해 정확한 격발을 유지해나가는 방법도 터득한 상태이다. 사격강국인 러시아와 홈팬들의 응원을 업고 사격할 중국 선수들을 넘어서기 위해 진종오는 좋아했던 술까지 끊으며 철저하게 올림픽을 준비해나가고 있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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