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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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의 문제에만 급급한 기술위, '근본적'인 대책은??

기사입력 2008.07.04 20:18 / 기사수정 2008.07.04 20:18

박남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남규 기자] 4일 오전 이영무 이하 대한축구협회 모든 기술위원들이 총사퇴했다, 이영무 기술위원장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2010년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의 부진을 통감하고 허정무 감독에게 좀 더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최종예선을 앞둔 이 시점에서 갑작스런 총사퇴는 국민의 여론을 무마시키기 위한 미봉책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그동안 눈앞 당면과제의 해결에만 급급했던 축구협회가 이번에도 역시 근시안적인 대책으로 축구팬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현 기술위원들의 사퇴는 월드컵 3차 예선의 부진한 플레이로 어느 정도 예상이 되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불과 한 달밖에 남지 않은 베이징올림픽, 두 달 정도밖에 남지 않은 월드컵 최종예선 이런 시급한 당면과제를 앞에 두고 나 몰라라 하는 식의 사퇴는 그들이 진정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하는 사람이라고는 생각이 되지 않는다.

상대팀 전력을 분석하고 연구할 시간에 새로운 기술위원을 선정해야 하는 데에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 이는 각 대표팀의 경기력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또한, 이런 여론을 의식하여 급하게 기술 위를 구성한다 하더라도 그런 급조된 기술 위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이다. 이런 상황에서 허정무감독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이영무 기술위원의 말은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이번 기술위 총 사퇴뿐만 아니라 기술협회는 그동안 한국축구 발전에 역행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히딩크 이후의 외국인감독들은 언제나 클럽과 차출 문제로 갈등을 빚어 왔었다. 이 양쪽의 견해 차이를 가운데서 잘 중재해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양쪽에서 휘둘리기만 하였다. 감독을 뽑아만 놓고 정작 감독에게 전혀 힘을 실어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리그와 국가대표의 끊임없는 실랑이 속에 한국축구는 제자리걸음만 계속할 뿐이었다.

베어백 감독의 사퇴 이후 단기전에 강하다는 명목으로 급하게 허정무 감독을 선임한 것 또한 많은 축구팬에게 비난을 받았다. 한국의 외국인감독시대를 연 장본인일뿐더러 최근 전남에서 보여준 경기력 또한 대표팀 맡을 정도는 아니었다.

이렇듯 다시 국내 몇몇 감독들의 대표팀 돌려 맡기가 아니냐는 비난을 감수한 채 그들이 선택한 허정무 감독이다. 자신들의 선택에 대한 믿음도 없이 지금 상황이 어렵다고 이렇게 손을 놓아버리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어느 감독이 선뜻 한국대표팀을 맡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과감한 변혁이 필요하다는 그동안 많은 축구팬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리 지키기에 급급했던 축구협회 이런 수박 겉핥기식 대책으로는 한국축구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가 없다. 

지금 한국축구에 진정으로 필요한 건 외국인 명장 감독이 아닌 '선진 축구 행정가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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