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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칼럼] ‘돌풍’을 넘어서 ‘최강’의 팀으로 진화하는 탬파베이.

기사입력 2008.07.03 18:33 / 기사수정 2008.07.03 18:33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국시간으로 3일, 탬파베이 레이스의 홈구장인 트로피카나 필드엔 총 36,048명의 관중이 입장했습니다. 

이것은 트로피카나 필드가 수용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이고 탬파베이 구단의 통산 9번째 매진 경기였습니다.

1998년 창단돼서 2004년은 제외하면 모두 AL 동부지구 최하위에 그쳤던 탬파베이는 어느덧 올 시즌의 리그 최고 승률 팀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습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권을 다투고 있는 팀인 전통의 강호 보스턴 레드삭스와 펼친 홈 3연전은 선두권 수성을 지키기 위한 탬파베이와 1위 탈환에 초점을 둔 보스턴 모두에게 아주 중요한 3연전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탬파베이의 3연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것도 3경기 모두 1점차의 승부라는 것은 인상적인 점입니다.

특히 마지막 경기였던 3일 경기는 너무나 극적이었습니다. 이날 경기 전까지 4연패의 늪에 빠져있던 보스턴의 선발투수는 9승 1패에 방어율 3.21을 기록하고 있던 마쓰자카 다이스케였습니다. 마쓰자카는 보스턴 선발투수 가운데서도 가장 빼어난 기록을 보여주는 투수로서 연패의 사슬을 끊고자 배수진을 두고 등판했습니다.

여기에 맞붙는 탬파베이의 선발은 팀의 에이스인 스캇 카즈미어였습니다.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왼손 투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카즈미어지만 부상으로 인해 5월 초부터 등판하기 시작했고 지금도 여러 가지 잔 부상을 안고서 투구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선발투수들의 대결에선 마쓰자카가 5이닝 동안 안타 2개만을 허용하고 1실점 한데 반해 카즈미어는 5이닝 동안 7개의 안타를 얻어맞으며 4실점을 내줬습니다. 선발진의 대결에선 마쓰자카의 완승이었고 7회까지 4-2로 보스턴이 앞서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력이 있는 팀은 팀 타율이 높지 않아도 루상에 주자가 나가면 이것을 대량득점으로 연결하는 집중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탬파베이에서 정규 타석 동안 3할 대의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그리고 팀의 주축 타자들의 성적을 살펴보면 칼 크로포드(타율 0.277, 타점 44, 홈런 8개), B.J 업튼(타율 0.278, 타점 41, 홈런 6개), 카를로스 페냐(타율 0.223 타점 38, 홈런 11개), 그리고 에반 롱고리아(타율 0.275, 타점 50, 홈런 15개) 등의 무게감은 선두권에 올라있는 타 구단들의 중심타선에 비교해 보면 확실히 떨어져 있습니다.

탬파베이는 타율을 비롯해 홈런과 타점, 그리고 출루율 등 모든 부분에서 상위 랭커에 올라있는 타자가 없고 팀의 득점권 타율도 0.232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상하리만큼 승부의 결정 처가 다가오면 타자들의 집중력은 무서워지고 한번 루상에 출루한 주자는 무슨 일이 있어도 홈플레이트를 밟고야 마는 것이 바로 이번 시즌에서 나타나고 있는 탬파베이의 야구입니다.

3일에 벌어진 경기에서도 이러한 탬파베이의 저력이 무섭게 발휘되었습니다. 7회 말에만 무려 6득점을 쓸어 담았으며 마쓰자카의 뒤를 이은 보스턴의 불펜진인 매니 델카맨과 크레이그 한센을 초토화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탬파베이 타자들이 돋보이는 부분은 볼을 보고 골라내는 신중함에 있습니다. 루상에 주자가 진루하면 철저하게 팀 배팅에 치중하는 전략은 역전의 기회를 만들어냈고 욕심을 부리지 않고 내야안타와 볼넷으로 주자를 계속 채워나간 점이 바로 7회 말에 대량득점으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무자 만루상황에서 터져 나온 에반 롱고리아의 싹쓸이 3타점 2루타는 순식간에 경기의 승부를 뒤집었고 팀의 근소한 우위를 지키기 위해 투입된 탬파베이의 막강한 불펜진은 결국 또다시 한 점차의 리드를 지켜냈습니다.

3점에서 4점 정도로 막아주는 선발진의 활약과 기회가 오면 철저한 팀 배팅과 리그 최고인 도루를 앞세운 주루플레이, 그리고 근소한 점수 차로 앞서나가면 뒷문을 단단히 지키는 불펜진들의 호투로 승리를 거두는 탬파베이의 공식은 이번 보스턴과의 3연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탬파베이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팀 내 최고의 유망주였던 델몬 영을 미네소타에 내주고 선발투수인 맷 가자를 영입했습니다. 그리고 FA를 통해서 백전노장 마무리 투수인 트로이 퍼시벌과 검증된 셋업 투수인 댄 휠러를 영입하면서 선발과 불펜진을 강화시켰습니다.

그리고 에이스인 스캇 카즈미어에게 3년 동안 2850만 달러를 안겨주며 팀에 붙잡아두는 데 성공했고 제임스 실즈에게도 7년간 4400만 달러의 계약을 성사시켜 주며 팀의 전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투수진에 정성을 들인 노력과 기동력을 앞세운 팀 배팅 능력은 탬파베이는 전혀 새로운 팀으로 완성했습니다. 카즈미어와 맷 가자가 잔 부상을 안고 있다는 점과 팀의 타선이 유기적이지 못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지만 탬파베이는 돌풍의 팀을 넘어서 이제 리그 최고의 승률의 팀으로 급부상해 있습니다.


탬파베이의 신데렐라같은 스토리는 6월 달을 고비로 점차 하락해 갈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그것을 비웃기라도 하듯, 가장 중요했던 보스턴과의 3연전에서 모두 승리하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단단히 지키고 있습니다.

안정된 선발진에 리그 최고 수준인 불펜진, 그리고 탄탄한 수비력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 탬파베이의 상승세를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탬파베이가 돌풍을 넘어서서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목표를 지금부터 세워나가려는 의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바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FA로 풀리는 지난해 AL 사이영상 수상자인 C.C 사바시아를 영입하겠다는 보도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올 시즌 초반에는 부진했지만 점차 자신의 구위를 찾아가며 리그 탈삼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사바시아가 탬파베이의 유니폼을 입게 된다면 탬파베이는 사바시아와 카즈미어, 실즈, 그리고 맷 가자로 이어지는 최강의 선발라인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바시아보다는 탬파베이가 타선에서 역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대형 타자를 영입한다는 설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사바시아에 대한 영입과 중심타선을 이끌 거포에 대한 영입 중 분명히 플레이오프를 위해 대형선수를 데려올 것으로 확실히 보이는 탬파베이의 목표는 이제 더 이상 탈꼴찌가 아니라 창단 10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에 하는 것입니다.
[사진 = 탬파베이 레이스 (C) tampabay.rays.mlb.com]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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