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문용선 기자] 수원과 서울의 지난 하우젠컵 7라운드 경기에서 양 팀의 출전 명단을 살펴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양 팀 모두 꽤 많은 주전 선수들이 명단에서 포함되지 않거나 후보 명단에 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컵 대회임을 고려하더라도 K-리그 최대의 라이벌 격돌치고는 수원과 서울 모두 최상의 전력과는 거리가 멀었다. 과연 수원과 서울의 많은 주전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있어야 내보내지. 차범근 감독의 고뇌
수원의 차범근 감독은 선발 명단을 검토했을 때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특히나 수비선수들의 부상 도미노는 수원에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양상민-마토-곽희주-송종국으로 이어지는 포백라인이 현재 부상으로 전멸한 상태. 차범근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도 본래 미드필더인 김대의와 홍순학을 좌우 측면 수비수로 기용하고, 이정수와 최창용을 중앙수비수로 배치했다. 누가 보더라도 어쩔 수 없었던 차 감독의 심정이 짙게 묻어난다.
한편, 주전들의 대거 이탈상태에서 경기를 치른 수원은 이승렬에게 ‘기습’ 골을 허용하며 패했으나 경기 내용 면에서는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리그가 더 중요해. 귀네슈의 여유 아닌 여유
이미 컵대회에서 A조 꼴찌로 탈락이 확실시되는 서울의 귀네슈 감독은 리그에 집중하겠다는 신념을 수원전에서도 굳게 지켰다. 서울은 간판 골잡이 박주영과 이종민을 출전 명단에서 제외했고, 아디, 이을용, 이민성, 데얀, 기성용 등의 핵심 선수들을 전부 벤치에 앉혔다.
승리로 경기를 마치고 가진 인터뷰에서도 포항과의 리그 전이 더욱 중요하다며 승리 소감을 밝혔던 귀네슈 감독. 그는 수원과의 라이벌전 승리로 얻을 명예보다는 리그 우승을 위한 실리를 추구했던 것이다.
여유 아닌 여유를 부렸던 귀네슈는 이승렬의 골로 뜻하지 않은 명예도 거머쥐면서 라이벌전을 마감했다.
문용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