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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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홈런' KIA 이명기 "오랜만에 다리 풀렸네요"

기사입력 2017.04.20 05:44 / 기사수정 2017.04.20 06:10


[엑스포츠뉴스 수원, 조은혜 기자] 이명기(29)가 트레이드 후 KIA 타이거즈에서 연일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좀처럼 나오기 어려운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까지 만들며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지난 18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와 kt의 경기, 2번타자 및 우익수로 선발출전한 이명기는 0-0이던 5회초 주자 1·2루 상황 kt 선발 고영표를 상대로 직구를 받아쳐 홈까지 밟는 그라운드 홈런을 때려냈다. 자신의 첫 그라운드 홈런으로, 리그 역대 80호 그라운드 홈런.

이명기는 "타구가 깊게 빠지지마자 홈으로 들어갈 생각을 했다. 펜스까지 굴러갈 것 같아서 빨리 뛰었다. 처음에는 여유있게 살 줄 알았는데 3루 돌면서 힘이 빠져서 살짝 아슬아슬했다. 오랜만에 다리가 풀려봤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그에게 홈을 밟았을 때 뿌듯함과 힘든 마음 중 뭐가 더 컸냐고 묻자 단칼에 "힘든 마음이 더 컸다"고 답했다. 이어 "그냥 홈런이 더 좋다. 힘들다"며 미소지었다.

쉽게 볼 수 없는 그라운드 홈런이지만 이명기는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 듯 했다. 기념구도 따로 챙기지 않았다. "그라운드 홈런은 많이 굉장히 많이 나오지 않냐"는 이명기의 말에 취재진이 '역대 80번 밖에 나오지 않았다', '평생 못 하는 선수도 있지 않나'라고 말하자 그는 "받았어야 했나"라며 웃었다.

영광의(?) 후유증도 있었다. 이명기는 그라운드 홈런을 친 다음날 허벅지 근육이 뭉치면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고, 대타로도 나오지 않고 벤치에서 휴식을 취했다. 다행히 심각한 통증이 아니라 타격 훈련도 소화했고, 휴식을 취한 만큼 경기 출전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라운드 홈런을 치던 날, 이명기는 그 홈런을 포함해 3안타를 치며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앞선 넥센과의 시리즈를 포함해 16타수 9안타. 한창 연속 안타를 기록했을 당시의 모습이 겹친다. 이명기는 "그 정도는 아니다. 그 때는 변화구를 생각하고 있다가 직구를 쳐도 막 맞았는데, 지금은 그렇지는 않다"면서 "살려고 하다보니까 그런 것 같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현재 이명기가 예리한 감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KIA 이적 후 동료들을 보고 터득한 변화도 도움이 됐다. 이명기는 "SK 있을 때는 내 것에 대한 고집이 강했는데 KIA에 오니 다른 선수들이 타격 포인트를 굉장히 앞에 두고 치더라. 계속 안맞으니까 따라해봤는데, 포인트가 앞에서 형성되니까 결과가 좋게 나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유니폼을 바꿔입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실책을 범하는 등 쉽지 않은 시작을 했던 이명기지만, 훌훌 털고 KIA에서 자신의 가치를 뽐내고 있다. 그는 "팀이 계속 이겨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실책했을 때 졌으면 계속 땅파고 들어갔을 거다. 이겨주니까 빨리 털어낼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처음에는 고전했던 우익수 수비에 대해서도 "확실히 좌익수 나갈 때보다 긴장감은 있지만 계속 나가니 이제 괜찮다"며 적응을 마쳤다고 전했다. 트레이드 후 아직 2주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명기는 빠르게 KIA에 녹아들었다. 그는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적어도 맥 없는 모습은 보여드리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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