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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KIA, '너를 밟고 올라서야 내가 산다!'

기사입력 2008.05.23 11:36 / 기사수정 2008.05.23 11:36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너를 밟고 일어서겠다!"

5월 18일, 민주화 운동의 본거지인 광주에서 7,8위 싸움을 하고 있는 KIA와 LG는 '벤치 클리어링'을 하며 선수가 퇴장당하고 경기가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서로 신경전을 벌이며 역시 전통의 라이벌다운 모습을 보인 양팀이 이번 주말 3연전에서 장소만 잠실로 바꾼 채 맞붙게 된다. 현재 7위 KIA와 8위 LG의 승차는 불과 1게임차. 이번 3연전의 결과에 따라 순위변동이 일어날 수 있음은 물론 중위권을 향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경기임에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KIA] 이대진, 이범석, 윤석민  vs  [LG] 봉중근, 이승호, 정찬헌

양팀 선발 로테이션의 윤곽은 대충 이렇다. 이대진과 봉중근, 이범석과 이승호의 대결은 바로 지난주의 리턴매치의 성격을 갖고 일요일의 윤석민과 정찬헌의 대결은 양팀에서 내세우는 최고의 '영건'인 만큼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맞대결이다. 

'재활 투혼'을 보여주고 있는 이대진은 17일에 6.1이닝 동안 6안타 2사사구로 2실점만을 허용하며 비교적 호투했으나 상대투수인 봉중근의 역투에 KIA 타자들이 맥을 못 추면서 패전투수가 되었다. 봉중근은 7.1이닝 4안타로 무실점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봉중근에 이어 나온 정재복도 경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KIA에게 영봉패를 안겼다.

'벤치 클리어링'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했던 18일은 양팀의 선발인 이범석과 이승호가 초반에 무너지며 손영민과 이범준에게 일찌감치 바톤을 넘겼으나 손영민은 올 시즌 최악의 피칭인 7실점을 허용했고, 신인 이범준은 2.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행운의 강우 콜드 승을 거두었다.

전에 호투했건, 강판당했건 간에 바로 1주일 만에 맞붙는 리턴매치이기에 여러 변수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호투했던 이대진과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봉중근이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 눈에 익은 타자들의 방망이에 호되게 당할 수 있고, 초반 난타로 물러났던 이범석과 이승호가 굳은 결심으로 경기에 임한다면 의외로 투수전으로 경기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가장 흥미를 끄는 날은 3연전 마지막 경기인 윤석민 vs 정찬헌 카드. 서재응조차 인정할 정도로 KIA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윤석민은 선발로 나온 10경기 중에 8번의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는 괴력을 뽐내며 5승3패 평균자책점 2.67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유독 LG 전에 약세를 보이며 5전 5패를 기록했던 윤석민은 잠실에서 벌어진 4월 16일 LG와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5안타만을 내주는 짠물 피칭으로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LG와의 악연을 끊어낸 모습이었다.

LG의 정찬헌은 구멍 난 LG 선발진을 구원하기 위해 뒤늦게 선발투수로 전환한 케이스. 5월 14일 우리 히어로즈와의 선발로의 첫 데뷔전에서 6이닝 1실점만을 허용했지만 김수경을 공략하지 못한 타선으로 말미암아 패전투수가 되었고, 5월 20일 삼성과의 경기에선 7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선보이며 첫 선발승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광주태생이고 광주가 키운 정찬헌이 KIA에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 기대된다.



살아난 '바람의 전설' 이종범  vs  '페타지니' 효과

장성호, 최희섭이 빠진 KIA의 타선에 이종범의 부활은 '천군만마'를 얻은 듯한 모습이다. 20일 롯데전에서 올 시즌 첫 한 경기 3안타를 기록하며 국내무대 1500안타는 물론 전 타석 출루까지 달성했다. 21일 경기에서 아쉽게 무안타에 그치며 이날 경기 전까지 이어 오던 11경기 연속 안타에 그쳐야 했지만, 최근 이종범의 활약이 최근 KIA가 5연승과 3연승을 구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이종범의 활약이 타선 전체가 살아나는데 기폭제의 역할을 하여 부상을 참고 출전하고 있는 이용규와 최근 살아나고 있는 최경환과 더불어 '이 대신 잇몸'으로 버티는 데 기여했다.

'배팅볼 투수'로 전락한 브라운을 대체하여 온 로베트로 페타지니의 합류에 LG의 타선은 더욱더 짜임새가 있어졌다. 5월 18일 KIA와의 경기에서 3안타를 기록하긴 했지만, 그간 별다른 인상을 주지 못했던 페타지니. 하지만, 22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페타지니는 2-2 동점이던 5회초 2사 만루의 기회에서 삼성 선발 배영수의 4구째 높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2타점 결승 우전적시타를 기록하며 선발 배영수를 마운드 밖으로 끌어내리며 올 시즌 첫 '해결사' 역할을 했다.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 MVP 출신인 페타지니가 4번 타자로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상대에게 큰 위협감을 선사한다. 게다가 6년 설움을 딛고 최근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안치용과 최근 1주일간 3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는 박경수 또한 이번 3연전에 이를 갈고 있다.

롯데와 함께 '전국구 구단'으로 불리는 KIA와 이번 홈 3연전에서 탈꼴찌를 시도하고 있는 LG. 18일의 '벤치 클리어링' 사태로 양팀의 선수들과 팬이 들끓어 오르고 있고, 이번 3연전에 양팀의 명운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3일 내내 구름관중이 예상된다. 일찌감치 토요일에 비 예보가 있었지만, 이들의 흥미진진한 3연전을 위해서인가? 당초 24일에 올 것이라던 비는 오지 않을 것으로 22일 발표가 났다. 

양팀이 이번 3연전에 통해 중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같은 꿈을 꾸고 있지만, 결국 한팀만이 그 꿈을 이룰 전망이다. '너를 밟고 올라서야 내가 살 수 있다.' 이번 3연전이 어떠한 양상으로 흘러가게 될지 벌써 기대된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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