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5.16 10:08 / 기사수정 2008.05.16 10:08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08 베이징 올림픽 여자배구 최종예선전이 펼쳐지는 일본에 가있는 한국대표팀은 이제 결전의 시간을 얼마 남겨놓지 않고 있습니다.
당초, 1패만 해도 올림픽 진출에 걸림돌이 되는 남자대표팀에 비해 여자 대표팀은 4승만 무난히 올리면 올림픽 본선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김연경과 황연주(이상 흥국생명) 그리고 정대영(GS 칼텍스)이 빠진 한국 대표팀은 좌우 날개와 중앙에 가장 위력 있는 공격수들을 다 떼어내고 올림픽 최종예선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현 대표팀의 전력이 최상이 아니더라도 결코 만만한 팀이 아닌 것은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남아있는 선수들이 서로 의기투합해 짧은 시간 동안 열심히 훈련에 임했으며 여자대표팀의 근심거리였던 수비와 리시브에서는 작년에 비해 한층 나아진 기량을 완성했기 때문입니다.
일본으로 출국하기 직전, 남자 고교 팀들과 연습시합을 가지면서 대표팀 선수들은 더욱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김연경과 황연주를 대신해 좌우 날개에서 주포로 활약할 김민지와 배유나는 오히려 GS 칼텍스에서 활약할 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한유미(현대건설)가 고질적인 무릎부상에 시달리고 있으며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이 대표팀 윙 스파이커진이 가지는 최고의 고민입니다. 그리고 김민지와 배유나, 한유미와 나혜원(GS 칼텍스)을 제외하면 백업으로 양쪽 날개를 책임져 줄 공격수들이 없다는 것도 그렇습니다.
리시브를 위해 백업 멤버로 대표팀에 합류한 임효숙(도로공사)과 임명옥(KT&G)은 어디까지나 수비를 위한 선수들이며 국제대회 경험이 가장 녹록한 한유미는 현재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닙니다.
이러한 약점 때문에 한국 대표팀은 빠른 세트플레이에 치중해야 하고 이러한 플레이가 이루어지려면 안정된 서브리시브가 무엇보다 필요하게 됩니다. 한국팀이 17일과 18일에 나란히 만나게 될 푸에르토리코와 태국전이 이번 시리즈의 전체적인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선 베일 속에 가려져 있는 푸에르토리코는 예전에 한국과 치른 전적을 살펴보면 분명히 한 수 아래의 팀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중남미 배구를 보면 절대 방심을 허용할 수 없습니다. 강한 집중력을 바탕으로 푸에르토리코 전에서 많은 힘을 빼지 않고 신승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그리고 18일에 벌어질 대 태국전은 이번 올림픽예선전 경기 중 가장 중요한 경기로 여겨집니다. 주니어시절부터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태국대표팀은 한국의 자리를 가장 위협하는 아시아팀입니다.
무엇보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을 3-1로 누르며 준결승에 진출했던 것은 우리 팀에겐 가장 생각하기 싫은 기억입니다. 태국은 한국보다 한층 위력적인 서브를 구사하며 빠른 좌우 공격과 중앙의 속공은 한국보다 앞서있는 상태입니다.
태국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서브리시브와 블로킹입니다. 한국 여자대표팀은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치욕적인 패배를 당한 뒤, 작년 아시아선수권에서도 홈팀인 태국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흔들리면서 2-3으로 분패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최근인 작년 월드컵대회에서는 주전 세터 김사니의 적절한 볼 배분과 중앙에서 활약한 정대영의 맹활약으로 태국을 가볍게 3-0으로 완파했습니다. 월드컵 대회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태국의 장기인 중앙 속공을 철저한 블로킹으로 무력화시켰던 점이며 태국의 서브에 쉽게 농락당하지 않고 안정된 리시브를 완성해내서 빠른 세트플레이를 펼쳤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미들블로커들 중, 국제대회에서 가장 적절한 블로킹 타이밍을 보여주는 정대영이 없다는 점이 내심 아쉽게 다가오지만 올 시즌을 발판삼아 다시 한 단계 도약한 김세영(KT&G)과 새롭게 대표팀에 합류한 양효진(현대건설) 등의 미들블로커들이 얼마나 태국의 중앙 속공을 적절하게 차단해 내느냐가 대 태국전의 중요한 관건으로 여겨집니다.
또한, 태국의 강서브를 걷어올릴 한국의 수비진들의 몫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주전 리베로인 김혜란(도로공사)과 수비형 공격수인 임효숙의 활약도 중요하지만 리시브 조커로 대표팀에 합류한 임명옥의 선전도 태국 전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확실한 결정타를 날려줄 김민지와 한유미, 그리고 배유나의 공격력도 자신감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태국의 약점인 블로킹 높이가 우리보다 낮은 것을 감안할 때 빠른 공격도 필요하지만 태국의 블로킹을 지나치게 의식해 간헐적으로 밀어 넣는 페인트를 시도하는 것은 오히려 역습을 제공하는 일입니다.
태국의 높이는 우리가 결코 두려워할 부분이 아닙니다. 그들의 블로킹을 의식하지 말고 강하게 때리는 공격이 오히려 대 태국전에서 더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작년 월드컵 대회에서 대 태국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세터 김사니의 볼 배분도 한층 흐트러짐 없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푸에르토리코전과 태국전은 한국팀이 가진 기량을 제대로만 발휘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경기입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범실을 줄이는 집중력이 중요하고 태국의 빠른 공격을 무력하게 만들 수 있는 블로킹과 수비 조직력이 관건으로 떠오릅니다.
초반에 2연승을 거둔다면 한국은 올림픽 진출에 절반을 달성하는 효과를 얻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17일과 18일에 연속적으로 벌어질 1, 2차전이 이번 올림픽 예선전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로 여겨집니다.
[사진 (C) 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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