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5.08 14:32 / 기사수정 2008.05.08 14:32
그러나 리그 최하위 세 팀이 탈락하는 프리미어리그의 상황은 조금 다릅니다. 조금만이라도 성적이 좋지 않으면 팬들은 강등 걱정을 시작하고, 구단주는 '이 감독을 잘라 말아?' 고민을 시작합니다. 이번 시즌만 해도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일곱 팀의 감독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감독을 경질한 팀 대부분이 한 경기를 남겨둔 현재 강등 위험에 처해있다는 것입니다. 빌리 데이비스 감독을 해고한 더비 카운티는 일찌감치 강등을 확정지었고, 감독을 교체한 버밍엄, 풀럼, 볼튼은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다음 시즌을 챔피언십에서 보내야할지도 모릅니다. 일종의 '감독 경질 징크스'랄까요?
기적을 바라는 버밍엄, 버밍엄을 동정할 수 없는 블랙번
강등권 팀 중 가장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버밍엄(19위)는 우선 강등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버밍엄은 스티브 브루스 감독을 시즌 도중 위건에 뺏기면서(?)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위건은 절망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크리스 허칭스 감독을 경질하고 스티브 브루스 감독을 모셔오기 위해 300만 파운드를 지출했고, 결과적으로 현재 강등권에서 자유로운 13위에 올라있습니다.
브루스 감독의 후임으로 온 알렉스 맥리쉬 감독은 긴장 속에 마지막 블랙번(7위)과의 홈경기를 준비하고 있을 것입니다. 버밍엄은 블랙번을 이기고 풀럼과 레딩 모두 무승부나 패배를 기록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블랙번 역시 버밍엄전을 승리하고 아스톤 빌라(6위)가 웨스트햄에 패한다면 인터토토컵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 유럽 무대에서 자신의 역량을 시험하고 싶을 마크 휴즈 감독으로서도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경기인 셈입니다.
레딩, 더비 상대로 극적인 강등권 탈출?
스티브 코펠 감독의 우직한 전술, 케빈 도일의 감각적인 슈팅과 스티브 헌트의 무모한(?) 달리기, 하네만 골키퍼의 놀라운 선방과 쇼레이의 왼쪽 오버래핑…. 이 모든 것을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보지 못한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일까요? 레딩(18위)은 팀의 좋은 선수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혹은 더 비싼 값에 이적시키기 위해서라도) 강등권 탈출이 절실합니다.
레딩은 최근 6경기 동안 승리가 없는데다, 후반기 들어 8연패를 기록하는 등 시즌 후반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주포였던 케빈 도일도 무려 21경기 동안 골이 없고요. 그런 레딩이 강등권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상대인 더비를 상대로 대승을 거두어야 합니다. 레딩은 더비를 7점차 이상으로 이겨 풀럼을 골득실로 제치거나, 풀럼이 포츠머스에 덜미를 잡히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절대 무난하지 않은 마지막 경기 : 풀럼-볼튼
개인적으로 풀럼(17위)과 볼튼(16위)은 프리미어리그에 남지 않았으면 하는 팀입니다. 두 팀의 경기를 보는 것만큼 지루한 경기도 없으니까요. 그러나 두 팀은 버밍엄, 레딩에 비해 상황이 낫습니다. 풀럼과 볼튼은 골득실에서도 여유로운 편이라 남은 한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잔류가 유력합니다.
문제는 두 팀의 상대가 만만치 않다는 것입니다. 풀럼은 8위 포츠머스와 원정경기를 갖게 됩니다. 포츠머스는 현재 유럽무대 진출권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아스톤 빌라와 블랙번이 미끄러져 준다면 인터토토컵 진출이 가능하기에 풀럼전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볼튼은 지더라도 골득실에 의해 잔류할 수 있지만, 문제는 그 상대가 첼시라는 점, 그것도 원정이라는 것입니다. 첼시는 4년 넘게 자신의 홈에서 져본 적이 없는 팀이고, 그만큼 스탬포드 브리지 원정은 상대팀에게 '공포'입니다. 볼튼의 주포 아넬카가 첼시에서 친정팀 골문을 조준하고 있고, 첼시로서는 우승을 위한 승점 3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볼튼으로서는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마지막 경기가 될 것입니다.
에버튼과 아스톤 빌라는 마지막까지 UEFA컵 진출권이 걸려있는 5위 쟁탈을 위해 각각 뉴캐슬, 웨스트햄을 상대로 생사를 건 싸움을 할 전망입니다. 블랙번과 포츠머스 역시 강등권 싸움을 벌이는 버밍엄과 풀럼을 봐주지 않을 것이고요. 프리미어리그의 마지막 경기는 이렇게, 치열함과 긴장 속에 찾아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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