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5.06 09:39 / 기사수정 2008.05.06 09:39
올 시즌 첫 매진사례를 기록한 잠실구장. 어린이날을 맞아 가족단위의 관중이 주를 이룬 가운데, 이 날의 관심사는 두산이 '지옥의 9연전' 중 초반 3연전을 다잡고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지, LG가 연패를 끊고 하위권 돌파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였다.
지난해에도 '어린이날 3연전'을 두산이 다 잡고 좋은 팀 분위기를 이어 갔으며, LG는 3연전을 다 내주고 4월 초반 좋았던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며 분위기가 한풀 꺾였던 경험이 있다. 그러기에 이번 어린이날에 펼쳐진 경기가 양팀 모두에게 중요한 한판 대결이었다.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게임임을 자각한 두 팀은 지금 현재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선발인 랜들과 옥스프링을 선발로 내세우며 전의를 불태웠으나 결과는 연장전 접전 끝에 이종욱의 결승 1타점 3루타에 힘입어 4-2 두산의 승리.
두산은 4월 30일 KIA와의 짜릿한 6점차 대역전극 이후 5연승의 신바람을 타게 되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팀의 기둥인 홍성흔과 안경현의 팀의 합류에 팀의 분위기 쇄신에 성공하며 무서울 정도의 기세를 타고 하위권에 맴돌던 팀의 성적을 15승 14패의 5할 이상의 성적으로 끌어올리며 단독 3위를 고수했다. 팀의 1선발 격인 게리 레스가 중도 임의탈퇴하며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했지만 특유의 기동력을 바탕으로 한 투타의 환상의 조화로 이를 무마하며 고공 행진을 계속 하고 있다.
반면, LG는 4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위기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7위를 달리고 있는 LG는 '에이스' 박명환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잠시 이탈해 있고, 삼성에서 수혈해온 브라운마저 제 역할을 못하며 선발진의 붕괴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나마 선발진에서 제 역할을 수행하며 활약하고 있는 쌍두마차는 옥스프링과 봉중근인데 이날 옥스프링이 비교적 호투했으나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무너져 LG 코칭스태프들이 시름을 앓고 있다.
이번 3연전에서 빈약한 선발진보다 더욱더 큰 문젯거리인 중간계투진의 소모도 LG로서는 뼈아프다. 5월 4일 팀의 허리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신인왕 후보' 정찬헌이 4이닝이나 투구했으며, 어린이날 경기에서는 '마당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정재복마저 3과 3분의 1이닝을 투구하며 힘을 소모했다. 팀의 노장인 류택현의 부재가 아쉬운 대목.
이번 3연전을 다 내주며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LG이지만, 이것이 시작일뿐. 앞으로 남은 일정은 더욱더 '첩첩산중'이다. 지난 시즌 4승14패의 절대 약세를 보여줬던 '질풍가도' SK와 지난해 7월부터 이겨본 적이 없는 최강 '다이너마이트' 한화와의 연속 6연전이 남아있다. SK와 3연전 중엔 팀의 1선발인 레이번과 초반 1패 후 6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김광현이 출전할 예정이며, 지난 4월 이후 LG전 7연승을 기록하고 있는 LG의 최대 천적인 류현진 또한 등판할 예정이라 두산과의 3연전보다 더욱더 어려운 6연전이 될 전망이다.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는 날인 어린이날. 이날을 계기로 팀 분위기의 희비 교차가 뚜렷해진 '한지붕 두 가족' 서울 라이벌인 두산과 LG. 한팀은 5연승을 내달리며 하위권의 팀을 상위권으로 급상승시키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고, 다른 한팀은 4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총체적인 위기를 겪고 있다. '지옥의 9연전'이라 불리는 레이스의 3분의 1을 지난 이 시점에서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두 팀이 남은 6연전을 어떻게 대처하며 팀을 재정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홍성흔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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