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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츠 인터뷰] 대구 에닝요 "수원은 꼭 잡고 싶다"

기사입력 2008.05.02 10:47 / 기사수정 2008.05.02 10:47

장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장지영 기자] 4월의 마지막 날, 그라운드 위에서는 대구와 전북의 삼성하우젠컵2008 4번째 대결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러나 원래대로라면 그 가운데서 공격의 물꼬를 터주고 있어야 할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도 대구 공격의 흐름을 책임지고 있는 에닝요(Enio Oliveira Junior, 27)가 없었던 것이다.

에닝요는 지난 4월 16일 울산과의 대결에서 받게 된 레드카드로 인해 이날 경기를 포함해 2경기 동안 출장할 수 없다. 덕분에 일찌감치 약속을 잡을 수 있었지만, 막상 경기 당일이 되니 편안한 차림으로 관중들 틈에서 경기를 관전 중인 에닝요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하프타임이 시작되고도 5분여를 헤맨 끝에 2층 관중석 구석에서 경기를 관전하고 있는 에닝요를 발견했다.

이미 경기는 0-2로 끌려가고 있는 상황. 인터뷰에 앞서 경기에 대해 물어보니 "전반에 슈팅이 너무 적었다"고 아까워하면서도 "후반이 되면 좀 더 많은 슈팅으로 역전을 노릴 것이다"며 팀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그라운드에서 뛰지 못하는 것이 무척이나 아쉬운 눈치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 역시 도움 순위에 이름을 올리며 '공격을 만들어 내는 선수'로 자리매김 한 에닝요.

Q. 이번 퇴장도 그렇지만 지난 시즌에도 컵 대회 울산 원정길에서 납득하기 힘든 경고를 받은 것 같다. 울산과는 악연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가.

A. 지금은 판정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고, 울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경기에 뛰지 못하는 게 제일 속상할 뿐이다.

이미 경기가 2-0으로 끌려가는 상황이었던 탓인지, 아니면 K-리그 2년차의 연륜인지 의외로 얌전한 대답이 돌아왔다. 지난 시즌만 해도 발끈하는 기색을 감추지 않았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던 터라 은근슬쩍 그때 이야기를 물어보니 웃는 얼굴만 보여준다.


Q. 대구에서도 벌써 2시즌 째다. 스스로가 생각했을 때 대구는 어떤 팀이라고 생각하는가?

A. 좋은 팀이다. 팀 자체로만 본다면 수원이나 성남하고 다를 것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선수  개개인의 플레이에 아직 프로로서의 마인드가 부족한 것 같다. 플레이를 하면서 패스를 하거나 드리블을 할 때 좀 더 생각을 하고 한다면 훨씬 더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Q. 2003년 수원에서 뛰었고, 지난 시즌부터는 대구에서 뛰고 있다. 그만큼 K-리그의 쓴맛과 단맛을 모두 봤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올해 새로이 K-리그에 뛰어든 브라질 용병들에게 선배로서 조언을 하자면?

A. K-리그는 질적인 면에서 상당히 좋은 리그다. 그런데 브라질 선수들은 대부분 돈을 목적으로 경기에 임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몸 관리도 안하고 제 기량을 발휘하지 않아 2군에만 머물다 돌아가는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선수가 좋은 경기를 보여주면 그런 것은 자연히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축구선수는 플레이로 말한다. 일단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면 돈은 물론 팀이나 리그 내에서의 입지는 당연히 따르는 법이다. K-리그에 오래 머무르기 위해서는 그것을 생각해야한다.

Q. 이미 리그 내에서 미드필더로서는 상당히 높이 평가받고 있고, 용병으로서는 상당히 입지를 다진 편이다. 답변을 들어보니 K-리그에 좀 더 머무를 생각인 것 같은데.

A. 그런가? 그렇게 평가 해준다니 고맙다. 이전의 실패는 K-리그를 잘 몰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3-4년 정도는 더 (K-리그에서) 뛰고 싶다. 그러기 위해 매 경기마다 조금 씩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중이다. 

Q. K-리그에서 맞붙었을 때 반드시 이기고 싶은 팀은 어느 팀인가?
A. 반드시 이기고 싶은 팀? 수원, 수원이다. 수원은 반드시 잡고 싶다.

사실 이 질문은 통역 과정에서 가벼운 혼선이 생겨 에닝요가 질문을 얼른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일단 질문을 이해하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수원'이라고 답을 한다. 2003년의 기억이 어지간히 나빴던 것일까, 아니면 노골적으로 '타도 수원 삼성'의 의지를 드러내는 팀의 분위기에 녹아든 탓일까.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웃음이 터진다.


(지난 4월27일 인천전 中 프리킥을 차는 에닝요)

Q. (웃음)서포터들이 좋아할 것 같다. 서포터들도 궁금한 점이 많은데 그 중 하나가 브라질의 응원 문화다. K리그와 비교해 어떤 차이가 있는가?
A. 글쎄…. 일단 브라질에 비해 한국의 서포터들은 얌전하달까, 아무래도 상당히 점잖은 편이다.

Q. K리그에서도 서포팅 중 발생하는 폭력이 점점 문제화 되고 있는데, 얌전하다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A. 아니다, 브라질에 비하면 매우 점잖은 응원이다. 브라질의 서포터들은 무척이나 과격하기 때문에 이기면 기뻐하는 것도 축제와 같고, 졌을 때의 질책도 상당하다. 그런 것에 비한다면 한국의 서포터들은 매우 점잖고 얌전한 편이다. 그러나 그것도 나름대로 좋은 응원이라고 생각하다.

Q. 마지막으로 대구의 팬들에게 한마디

A. 항상 좋은 응원 감사하고, 앞으로도 한 경기 한 경기 치를 때마다 매번 성장한 플레이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번 시즌도 잘 부탁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임우철 기자]



장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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