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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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족구] 한국과 일본도 중국을 두려워한다

기사입력 2008.04.26 11:41 / 기사수정 2008.04.26 11:41

홍준명 기자






[엑스포츠뉴스=홍준명 기자] '한국과 일본도 중국을 두려워한다.'

한국 챔피언 포항 스틸러스를 깨트린 중국 축구계가 당당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25일 전 중국 프로축구리그 부주임인 랑샤오농(Lang Xiaonong)은 '시나스포츠'를 통해 "프로에서만큼은 공-한증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밝혔다. 이는 포항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이하 ALC)서 창춘 야타이와의 두 번의 경기에서 1무 1패를 거둔 후 조별예선에서 탈락한 후에 나온 글이다.  기사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 랑샤오농(전 중국 프로축구리그 부주임)

- ACL 경기 이후 한 기자가 내게 전화를 걸어서, 왜 우리 중국의 클럽팀들은 ACL에서 종종 한국과 일본의 클럽팀들을 이기면서 성인대표팀은 왜 아직도 공한증과 공-일(일본)증의 그림자에 빠져있는가를 물었다.

중국 프로축구리그는 한국과 일본의 리그와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 특히 삼국의 정상급 팀들의 경기에서 중국의 팀들은 심지어 약간 우세를 점하기도 한다. 이는 단지 내 생각만은 아니다. 한국 프로축구연맹의 김원동 사무총장과 이야기를 나눌 때 그는 내게 왜 중국축구는 한국을 두려워하는 말을 하느냐고 물으면서 사실 한국의 팀들도 중국을 두려워한다고 했다. 또한, 한국은 몇 번의 ACL에서 모두 중국의 팀들에 의해 탈락했었다고 했다. 성남일화는 몇 번이나 다롄스더에 패했었는데 나중에 또 다시 다롄스더와 한 조에 편성되자 어찌 또 다시 다롄스더를 만나게 되었냐고 크게 외쳤었다.

일본 J리그의 사사키 카즈키 사무총장 역시 일본의 팀들도 모두 다롄스더를 두려워하며 중국과 한국의 팀들과 한 조에 편성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었다.

사실 모두가 서로서로 꺼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한-중-일 축구의 수준이 사실은 백중지세이며 단지 축구 스타일과 특징이 다소 다를 뿐이라고 여기고 있다. 즉 일본은 기술이 좀 좋고 한국은 완강하며 체력이 뛰어나며 중국은 신체조건이 우수하고 스피드가 좋은 것이다. 그래서 경기에서 좋은 플레이를 하는 쪽이 이기는 것이다. 하지만, 성인 국가대표팀간의 경기에서 중국이 더 많이 지는 이유는 모두가 긴장을 하지만 중국은 그 누구보다도 더욱 긴장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일 양국은 여기고 있다.

우리 중국의 클럽팀들이 ACL에 참가할 때는 많은 부담감이 없으며 오히려 경쟁을 통한 승리를 얻고자 하는 마음이 더욱 강렬해진다.

대표팀간의 경기가 왜 클럽팀간의 경기보다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나는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생각한다.

1. 대표팀 선수들은 리그의 정상급 팀들에서 선발되는데 한일 양국의 정상급 클럽팀들은 중국보다 많다. 그래서 한일 양국은 중국보다 훨씬 선수층이 두텁고 강한 대표팀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2. 중국 대표팀은 너무 많은 부담감을 짊어지고 있어서 좋은 플레이를 많이 펼쳐보이지 못한다. 만일 한일 양국 대표팀이 80점이라고 한다면 우리 중국은 75점이다. 만일 한일 양국이 80%의 실력만 제대로 발휘하면 64점이고 중국이 열심히 노력해서 90%의 실력을 발휘하면 67점이다. 즉 중국은 한일 양국과 대등하거나 심지어는 승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중국은 종종 자기 실력의 60~70%밖에 발휘하지 못하니 지지 않으면 어쩌겠는가. 계속되는 연패에 부담은 더욱 커지고 이기고 싶어하나 패배를 두려워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상, '시나스포츠')

한편, 이번 포항과 무승부를 기록한 창춘에 대해서 중국언론들은 마치 국가대표팀 경기인 양 중국이 공한증을 깼다고 크게 보도하고 있다.

'시나스포츠'에서는 6년 동안의 ACL에서 한중 클럽팀들은 14번을 만났는데 중국이 7승 2무 5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경기의 결과에 대해서 '한국축구는 정말로 생각했던 것만큼 두렵지 않으며 소위 공한증이라고 말하는 것은 단지 심마(心魔)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소후스포츠'에서는 창춘과 포항의 2-2 무승부 경기에 대해서, 양조위와 서기가 주연한 영화 '한성공략(서울공략)'의 제목을 따서 '창춘이 서울공략의 시범을 보이다'라고도 했다.

ACL은 아시아 프로측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이다. 그렇기에 한-중전이니 공-한증이니 등의 내셔널리즘적인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포항과 창춘의 경기는 양팀 모두 각각 전년도 자국의 챔피언을 차지한 팀이기에 다소 그런 색채가 풍길 수도 있는 경기였다.

이번 경기의 결과에 대해서 중국이 며칠 동안 계속해서 공한증을 깼다고 하는 것은 아마도 대표팀간의 경기에서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던 공한증이 클럽팀간의 경기에서는 통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또 다시 확인한 것에 대한 자위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일이니 크게 마음 상할 필요는 없다.

다만, ACL의 한-중 클럽간의 역대 경기 결과가 말해주듯이, 이번에도 중국팀을 압도하지 못한 K-리그 클럽팀의 경기력이나 대회준비에 대한 완성도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홍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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