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4.10 11:16 / 기사수정 2008.04.10 11:16
그러나 아직도 그들의 승점차이는 꽤 커서, 라리가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 순위표를 본다면 박진감 넘치는 유럽행 티켓을 건 중위권 싸움에 비해 비교적으로 선두권 싸움은 흥미가 떨어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는 1, 2, 3위인 그들이 못한 게 아니라, 상대가 강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남은 경기는 7경기. 리가는 막바지고 치닫고 있다. 우리나라의 누리꾼들은 현재 프리메라리가의 대해 이렇게 표현하였다. '양보의 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는 스페인 최고의 휴양지 중 하나인 마요르카 섬으로 원정을 떠났었다.
지난주 세비야를 꺾고 기세를 올리며 마드리드를 떠난 레알 마드리드와 메스타야에서 발렌시아를 나락에 빠트리며 다음 상대인 레알 마드리드를 홈 오노 에스타디에서 기다리던 마요르카.
경기는 심판의 여러 의문을 일으킬만한 판정 끝에 1-1무승부로 끝나고 말았지만, 경기내용은 레알 마드리드가 마요르카 섬에서 ‘관광’을 다녀왔다고 말할 정도로 마요르카의 심한 공세에 고전하였다.
특히, 전반전 지나칠 정도로 레알 마드리드에 좋은 판정을 불러주던 주심은 후반전에는 그에 대한 보상판정같이 보이는 애매한 판정으로 세르히오 라모스를 퇴장시켰다. 이후 마요르카는 공세를 펼쳤고, 한 골 차로 뒤진 점수를 만회하며 내심 역전을 기대했으나, 상대의 필사적인 수비에 막혔다.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한숨을 돌린 결과였다.
반대로 레알 마드리드의 지역라이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비센테 칼데론에 돌풍의 주역 알메리아를 불러들여, 그들이 뛸 수 있는 11명 중, 세 명을 퇴장시키며 6-3의 결과를 만들어내며 그들의 주무기인 무자비한 공격력을 어김없이 보여줬다.
한편, 유럽대회에 진출해있는 두 팀-바르셀로나(챔피언스리그)와 헤타페(UEFA컵)-의 캄프 누에서의 대결은 모두의 기대를 모으는 나름의 큰 매치였는데, 0-0무승부로 경기가 끝나고 말았다. 결과는 똑같은 무승부에 승점 1점이었지만, 바르셀로나에겐 아쉬운, 헤타페에겐 만족스러운 승점 1점으로서, 라이카르트는 여전히 언제 깨질지 모를 살얼음판을 걷는 바르셀로나생활이 계속되었고, 미하엘 라우드럽은 캄프 누의 팬들이 자신의 친정 팀에게 흰 손수건을 흔들 정도의 충격과 공포를 선사하며 팀을 주중에 있을 바이에른 뮌헨과의 2차전에 더욱 심기일전하게 할 수 있게 하였다.
한편, 산체스 피스후안에서 열린 세비야와 비야레알의 경기는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사활을 건 세비야의 공격에 비야레알이 카프데빌라의 퇴장과 함께 결국 세비야의 페이스에 말려버리며 세비야에 패배하였다.
시즌 막판 모두를 놀라게 할 역전우승을 꿈꾸던 비야레알은 그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고, 바르셀로나와 승점이 동률을 이루어 챔피언스리그 본선 자동진출권이 걸린 2위 자리마저 위험하게 되었다. 아직 위안을 삼을 만한 건 바르셀로나 경기 후, 레알 마드리드의 미첼 살가도는 "이번시즌 프리메라리가는 상위권의 경기력이 안정돼 있지 못하다. 레알 마드리드가 우승하길 바라며 곧 그리될 거라 믿는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가졌고, 에투 역시 자신이 사랑하는 구단을 향해 흰 손수건을 흔들 수밖에 없었던 팬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가졌는데, 이 두 인터뷰의 공통 되게 '리가 상위권의 경기력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시즌 초 '3R'이라 불리는 득점기계들의 골 행진으로 포인트를 쌓은 레알 마드리드. 저조한 수비력에 비해 화려한 공격력으로 실점을 무마시키고 있는 바르셀로나, 안정된 공격진에 비해 기복이 잦은 수비진을 가진 비야레알. 세팀 모두 시즌이 계속되고 부상선수들이 속출하는 리가 중후반 기에 갈수록 경기가 힘들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을 제외하고서라도 발렌시아는 현재상황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비진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하기 시작하여 더 이상 거칠 게 없는 무르시아에 패배하는 등 당할 만큼 당할 발렌시아 서포터들에게 더 큰 고통을 선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한편, 시즌 초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저조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팀이 있는데, 바로 레알 사라고사다. 시즌 초 아얄라, 달레산드로, 아이마르등 빅네임을 대거 영입하며 강 팀들의 발목을 잡는가 했더니 구단과 선수의 불화, 부상, 저조한 경기력등 강등을위한 최적의 요소만이 갖춰지며 99/00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재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적은 돈으로 최적의 영입만을 한 헤타페나 알메리아와는 굉장히 비교되는 모습이다. 사라고사는 현재 18위로, 만약 강등을 당하게 된다면 라리가 이적시장계에 큰바람을 불게 할 것이다.
서두에 우리나라 누리꾼들이 현재 프리메라리가의 상황을 풍자하며 '양보의 라리가'라고 표현했다 썼는데, 이는 강력한 선수층과 코치진을 가진 강팀, 상위권 팀들이 승점을 쌓는 것을 포기한 것을 뜻하는 게 아니다.
이는 프리메라리가는 상위권 팀이라도 승점을 쌓기가 힘들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프리메라리가는 가장 평준화된 리그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거의 모든 팀의 경기력이 비교적 고른 편이지만, 팀이 보여주는 경기력의 결과가 매우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리그다.
'선수가 얼마나 열심히 훈련하고 호흡을 맞췄는가', '감독이 얼마나 치밀한 전략을 짜왔는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이는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나 코치진의 능력뿐이 아닌, 팀 단위로 움직이며 보여주는 경기력적인 면에서 갈린다는 의미다.
몇몇 선수들 외엔 내세울 게 없어 보이는 데포르티보와 마요르카가 최근에 보이는 경기력 적인 면이나 우승을 노려야 할 발렌시아가 18위 사라고사와 승점 6점 차라는 건, 선수들의 능력만이 아닌 팀 전체의 경기력이 승패를 좌우한다는 것이고, 그렇다는 것은 중하위권팀들도 충분히 강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들이 기적을 만들어내는 것엔 경기력만이 이유가 아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공은 둥글다는 이유다. 이 두 가지 이유만으로도 축구는 기적을 일으킬 수 있고 감동적인 영화를 한 편 만들어 낼 수 있다.
다음 라운드에 대해 미리 이야기를 해보자면,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는 하위권 팀을 상대로 한숨을 돌리는 경기를 갖는다. 두 팀에게 한마디 조언을 해보자면, 그들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다음 라운드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경기를 지목해보자면, 발렌시아와 라싱, 마요르카와 세비야, 알메리아와 비야레알 이 세 경기를 꼽고 싶은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발렌시아 - 라싱: '홈팀의 무덤 메스타야'라는 소리가 나올정도로 이번시즌 발렌시아의 홈경기 성적은 저조하다. 거기에 현재 레알 마드리드와함께 리가 최소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라싱이 과연 발렌시아를 잡고 챔피언스리그티켓을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요르카 - 세비야: 관광지더비. 두 팀의 현재 상태를 보자면 누가 이길지 예측하기가 힘들다. 과연 어느 팀이 상대를 관광보내며 스페인 최고의 관광명소가 될지 지켜보자.
알메리아 - 비야레알: 홈에서 굉장히 강한 모습을 보이는 알메리아와 카프데빌라가 빠진 비야레알의 대결. 카프데빌라하나 빠진걸로는 비야레알의 공격을 늦추긴 힘들겠지만, 최근 떠오르는 골키퍼 디에구 알베스와 홈경기만 치루면 엄청난 힘을 보여주는 알메리아가 과연 비야레알의 공세를 막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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