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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카테나치오의 종말?

기사입력 2008.03.27 12:59 / 기사수정 2008.03.27 12:59

조찬우 기자

▲ 이탈리아의 수비를 이끌고 있는 네스타(왼쪽)와 칸나바로(오른쪽)

[엑스포츠뉴스=조찬우]  '이탈리아 축구'하면 쉽게 떠오르는 단어, 두말할 나위 없이 바로 '카테나치오'가 정답이다.

빗장(catenaccio)을 의미하는 이 단어는 빗장을 걸어 잠가 절대로 실점을 하지 않는다는 이탈리아의 견고한 수비를 한마디로 대변한다.

그러나 카테나치오로 통하던 이탈리아가 최근 들어 전혀 큰 문제에 직면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동안 이탈리아의 견고한 중앙수비를 이끌었던 알레산드로 네스타(32)와 파비오 칸나바로(34)의 뒤를 이을 마땅한 후계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네스타는 그의 나이를 감안해볼 때 오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까지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동안 국가대표 차출 때마다 부상을 입어 늘 소속팀인 AC밀란과 팬들에게 미안함을 느껴왔고, 결국 1년 전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여 자신에게 남은 시간을 밀란을 위해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칸나바로는 아직 대표팀 은퇴를 밝힌 바 없지만, 적지않은 나이가 염려스럽다.

현재까지 이들의 현실적인 후계자로는 안드레아 바르잘리(26), 알레산드로 감베리니(26) 정도가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회의론적인 의견이 만만치 않다.

바르잘리의 경우 지금까지 국대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리그에서는 실망적이다. 그의 소속팀인 팔레르모는 지금 현재 세리에A의 모든 팀들 중 실점이 가장 많다는 불명예를 씌고 있다.

반면 감베리니는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지난 시즌부터 덴마크 국가대표인 크롤드럽을 밀어내고 피오렌티나 주전수비수로 성장하였고, 그의 활약을 바탕으로 피오렌티나는 올시즌 세리에A에서 인테르, 유벤투스, 밀란에 이어 실점이 가장 적은 팀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감베리니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탈리아 대표로 뛰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아직까지 그는 검증이 되지 않은 셈이다.

이외에도 그동안 대표팀에서 네스타와 칸나바로의 백업을 담당했던 마르코 마테라찌(34)나 제2의 전성기를 맏고 있는 니콜라 레그로탈리에(31), 감베리니와 함께 피오렌티나 수비진의 견고함을 더하고 있는 다리오 다이넬리(28) 등도 있지만 이들은 나이나 기량면에서 임시방편이 될 수는 있어도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는 왜 카테나치오로 대변되던 이탈리아가 어째서 지금까지도 네스타와 칸나바로의 후계자가 나타나지 않았던 것일지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된다.이에 대해 칸나바로는 'Calcio 2002'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에는 대인마크 하는 법을 따로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다" 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대인마크 방법을 가르쳐주는 사람이 더는 없었을까. 그 이유 역시 간단하다.

바로 이제 더 이상 대인마크가 예전처럼 중요시되지 않기 때문이다.

압박이 없었던 옛날에는 수비수와 공격수만의 1대1 대결이 잦았기 때문에 좋은 수비를 위해서는 당연히 수비수의 대인마크 능력이 좋아야 했지만, 압박이 강조되는 현대축구에서는 단순히 대인마크로 공을 빼앗기보다는 2명이나 3명이 협력수비를 통해 공을 따낸다.

결론적으로 네스타와 칸나바로의 후계자가 없는 이유는 이탈리아가 더 단순한 대인마크에 의존하지 않고 압박수비를 바탕으로 하는 현대축구의 흐름에 맞춰 따라갔기 때문이다. 비록 협력 수비면에서 그 둘보다 뛰어난 수비수들이 나올 수는 있어도 대인마크 능력에 있어서는 그 둘만큼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수비수는 더 나오기 힘들게 된 것이다.

때문에 분명 현재 이탈리아에는 제2의 네스타, 칸나바로가 될만한 선수는 이탈리아에 없다. 아니 어쩌면 이제 네스타와 칸나바로같은 스타일을 가진 훌륭한 수비수들을 이탈리아에서 찾아보기 힘들게 될는지 모른다.

벌써 많은 이탈리아팬은 그들의 중앙수비진을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단순한 이탈리아 대표팀의 전력약화의 계기가 될지, 아니면 현대축구의 흐름에 따라 맞춰가는 이탈리아 축구의 일시적인 과도기가 될지는 오직 시간만이 답해줄 것이다.

 



조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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