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3.06 11:54 / 기사수정 2008.03.06 11:54
지난 4일 '우리 히어로즈 투수'에서 '방출 선수'로 신분이 바뀐 정민태(38)가 12시즌 동안 함께 했던 현대 유니콘스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정민태는 5일 '안녕하세요 정민태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시작한 뒤, 프로 16년 동안의 기쁨과 회환을 털어 놓으며 구단 관계자, 코칭스태프, 팀 동료와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그는 글을 맺으면서 "언제나 건강하시고 야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 놓지 않으시길 부탁 드립니다. 야구를 사랑하시는 여러분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글을 끝맺었다.
정민태의 글에 대해 그의 팬들은 응원의 글로 답했다. 한 네티즌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한때 나마 정민태를 비난 했었는데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며 답글을 달았다. 또한, 다른 네티즌은 "꼭 다시 마운드에 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라며 정민태의 재기를 희망하기도 했다.
정민태의 프로 16년 동안 그를 지탱한 것은 팬들이었다. '제2의 선동열'이라는 별명을 얻고 태평양 돌핀스에 당시 신인 최고 대우(계약금 1억 6천만 원)로 입단했던 정민태. 입단 후 2년 간은 팔꿈치 부상과 수술로 활약이 미미했고 인천 야구팬들은 '몸값에 거품이 있지 않았던가?'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1994년 부상을 떨치고 태평양의 3선발로 2년 연속 8승을 거두는 활약을 펼쳤던 정민태. 당시 정민태의 경기 때는 유독 태평양 타선이 터지지 않는 진기한 현상을 보여 주기도 했다. 당시 정민태는 완투를 하고도 패전의 멍에를 쓰기도 하는 등 '짠물 야구'의 음지에서 눈물을 삼켰고 팬들 또한 안타까워했다.
1996년 정민태는 현대 창단 첫 해, 15승을 올리며 유니콘스의 에이스로 날아 올랐다. 태평양 시절 팬들이 나타냈던 우려와 안타까움은 기쁨으로 돌아섰다. 정민태는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현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하며 한국 시리즈 우승에도 크게 기여했다. 1998년 정민태는 '인천 연고 야구팀의 첫 우승'의 현장에서 팬들과 함께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후, 정민태는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2001년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해 2년 간 심한 마음고생을 하는 등 좌절도 겪었으나 복귀 첫 해인 2003년 17승 2패 평균 자책점 3.31로 활약하며 다시 현대의 한국 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연고지 이전'으로 인해 많은 팬이 줄어 들었으나 묵묵히 지켜보며 멀리서 박수를 보내는 팬들 또한 적지 않았다.
그러나 2004년부터 현재까지 정민태의 침체기는 계속되었다. 부상과 수술, 재활, 그리고 부진 속에 팬들의 응원 소리는 점점 줄어들었고 '돈만 밝힌다.'라는 비난이 거세게 몰아쳤다. '불우 이웃 돕기', '야구 유망주 지원'등 누구 못지 않은 선행을 펼쳤던 정민태의 이미지 또한 빠르게 퇴색되어 버렸다.
부진과 거센 비난 속에 정민태의 가치는 급전직하했고, 이제 정민태는 '방출 선수'가 되었다. 다행히 다른 팀에서 '정민태 영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고 팬들 또한 '재기를 바란다.'라며 다시 박수를 보내고 있다.
'둥지'를 잃은 정민태. 그는 과연 '팬들의 성원'을 안고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사진=현대 유니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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