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인턴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엔트리에 속했던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4회 WBC에 나설 대표팀 엔트리가 소폭 변경됐다. 음주사고 물의를 빚은 유격수 강정호와 부상으로 몸상태가 좋지 않은 포수 강민호가 제외되고 김하성과 김태군이 28인 엔트리에 합류했다. 50인 엔트리에는 오지환, 박건우, 박동원, 이지영이 합류했다.
아직 엔트리는 완성되지 않았다. '돌부처' 오승환 합류 여부에 대한 결정은 보류 상태고, 메이저리거 김현수와 추신수 역시 미정이다. 김광현이 부상으로 이미 이탈했고, 류제국, 양현종은 재활 과정을 거치고 있어 합류가 불투명하다. 김인식 감독은 "대표팀이 그동안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특히 이번 대회가 힘들다"며 명단 구성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음을 밝혔다.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은 국위선양에 뿐 아니라 프로스포츠의 흥행을 이끄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2009년 WBC 준우승은 프로야구가 황금기를 맞는데 크게 기여했다. 경기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려선 안된다는 책임감도 있다. 지난 대회보다 약해보이는 전력에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한 '뉴페이스'들의 합류가 부정적인 측면만 가지는 것은 아니다. 10년 가까이 국가대표로 뛰며 활약해 온 베테랑 선수들이 이번 WBC 엔트리에도 대거 포함된 가운데, 언제까지 이들에게만 의존해야 하냐는 의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WBC 엔트리 구성이 언젠가 이루어져야 하는 대표팀의 세대교체의 발판이 될 가능성도 있다.
오랜 기간 대표팀의 안방을 지켰던 진갑용의 은퇴와 강민호의 부상 이탈로, 이번 WBC 주전 포수는 양의지가 나설 것이 유력하다. 여기에 김태군, 박동원, 이지영이 가세했다. 국제대회 경험은 적지만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만큼, 이들에게 이번 WBC 출전 기회는 귀중한 경험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강정호 대신 합류한 김하성과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오지환 역시 골든글러브 후보에 올랐던 '젊은 피'로, 훗날 국대 유격수 자원으로 손색이 없다. 외야에 생긴 김주찬의 공백을 메우게 된 박건우도 향후 국제대회 주전 외야수로의 잠재력이 충분하다.
불펜에는 임창용, 원종현, 손승락 등 노련한 베테랑들 뿐 아니라 임정우, 심창민, 장시환과 같은 젊은 자원이 가세했다. 수년간 국제대회에서 활약했고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클로저를 맡고 있는 오승환은 '전력상' 최상의 선택이지만, 이제 차기 국가대표 구원진 육성에 대해서도 고민할 시점이 왔다. 아직 최고의 실력은 아니지만,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불펜 투수들에게 WBC 출전은 무엇과도 비할 수 없는 자산이 된다.
WBC가 야구 국제대회의 끝이 아니다. 2018년에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2020년에는 도쿄 올림픽이 열린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대표 엔트리의 세대교체를 고려해도 좋을 시기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WBC 엔트리 변경은 새로운 국가대표 세대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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