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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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Talk!] 누가 호날두의 셔츠를 훔쳤나?

기사입력 2008.01.22 14:09 / 기사수정 2008.01.22 14:09

박형진 기자



호날두의 셔츠를 둘러싼 레딩 선수들의 '암투'(?)

지난 19일(현지시각)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레딩의 경기는 웨인 루니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연속골에 힘입은 맨유의 2-0 승리로 끝이 났다. 리그 1위를 달리는 맨유를 상대로 힘겨운 경기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었던 레딩은 홈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 공격적인 전술로 맨유를 압박했다. 루니와 호날두의 개인기가 아니었다면 무승부나 레딩의 승리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경기였다.

맨유와 레딩의 경기는 많은 뒷얘기를 남기기도 했다. 맨유의 퍼거슨 감독은 레딩 팬들을 향해 모욕적인 제스처를 했다는 이유로 축구협회의 조사까지 받게 될 상황에 처했다. 퍼거슨 감독은 호날두가 골을 넣은 것에 대해 '안도의 표시'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퍼거슨의 제스처가 마침 카메라 앵글에 정확히 잡혀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또 하나의 논란은 호날두의 '셔츠'에 관한 것.

경기가 끝나자 레딩의 주장이자 오른쪽 풀백을 맡고 있는 그레엄 머티가 호날두에게 가 인사를 건네며 그의 셔츠를 달라고 요구했다. 머티의 이러한 요구에 호날두는 '그래, 아 피곤해!'라는 말과 함께 자신의 셔츠를 벗어 머티에게 전달했다. 이 장면은 티비 중계 카메라에도 정확하게 잡혔다.

문제는 카메라가 없는 라커룸에서 벌어졌다. 머티는 자신이 받은 호날두의 셔츠를 자신의 옷장 앞에 걸어두고 샤워를 하러 갔다. 그러나 그가 샤워를 하고 돌아온 사이에 호날두의 셔츠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머티는 길길이 날뛰며 "잡으면 피투성이가 될 줄 알아!", "선수든, 직원이든 잡히면 다리를 부러뜨려놓을 테다!" 등의 폭탄 발언(?)을 쏟아냈다. 그러나 머티가 동분서주하고 찾아보아도 셔츠를 훔친 범인(?)은 찾아낼 수 없었다.

다행히 머티는 클럽 선수들을 위한 바에서 호날두의 셔츠를 돌려받을 수 있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감지한 '범인' 스티븐 헌트가 자신의 죄를 시인하며 머티에서 호날두의 셔츠를 돌려준 것. 레딩의 골키퍼인 마쿠스 하네만은 "다행히도 적절한 타이밍에 헌트가 자수했다"며 "무척 재밌는 일"이라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 이 사건은 데일리 미러를 비롯한 많은 잉글랜드 언론을 통해 보도되어 축구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레딩은 맨유전 패배로 6승 4무 13패로 리그 14위까지 밀려났다. 강등권인 18위 선더랜드와 불과 승점 2점차밖에 나지 않는 위기의 상황. '2년차 슬럼프'에 아쉬운 패배까지 기록한 레딩이지만, 장난기 많은 선수들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다윗' 레딩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피스컵 레딩 팬사인회에서 익살스런 표정을 짓고 잇는 그레엄 머티 ⓒ 엑스포츠뉴스 강창우 기자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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