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신태성 기자] 승자독식. 오직 승리하는 팀에게만 영광이 허락된다.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FA컵 결승 최종전, '슈퍼파이널'에서 모든 것이 갈린다.
서울과 수원은 3일 오후1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6 KEB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을 통해 이번 시즌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사상 첫 '슈퍼매치'로 치러진 결승전에 1차전 명승부까지 더해져 축구팬들의 기대가 만발하고 있다. 우승팀이 정해지는 2차전이 열리는 장소는 많은 관중이 몰리기로 유명한 상암벌이다. 그야말로 '역대급' 경기가 예상된다.
예상 선발 라인업
▲ 반전 필요한 서울, 징계로 궁지에 몰렸다
서울은 올시즌 K리그 클래식의 최종 승자가 됐다. 리그 최종전에서 승점 동률 1위 전북 현대를 꺾고 달성한 극적인 성과였다. 일각에서는 우승으로 한 차례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뒤라 집중력에서 수원에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우승컵을 들어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동기부여가 떨어진다는 말도 있었다.
1차전은 그러한 세간의 우려와 맞아떨어졌다. 패배로 열세에 몰린 것은 물론, 받지 않아도 될 경고를 받거나 프로답지 않은 행동으로 징계를 받기도 했다. 1차전 결과에 따라 서울은 한 골이라도 실점하는 순간 2점차 승리가 필요해진다. 데얀과 유현이 징계로 결장하고, 주세종과 고요한은 몸 상태가 온전하지 않다.
그럼에도 서울은 K리그 최초 '더블' 달성 감독, 황선홍의 능력을 믿는다. 황선홍 감독은 포항 스틸러스를 지휘하던 시절 이뤄냈던 K리그 클래식과 FA컵 동반 우승을 다시 한 번 재현하려 한다. 황선홍 감독이 반전에 성공한다면 한 번도 어려운 더블을 무려 두 차례나 작성하게 된다. 2차전이 안방에서 펼쳐진다는 사실은 서울의 우승 가능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원정에서 득점에 성공한 것이 경기 결과에 변수로 작용할지도 모른다.
▲ 우승 절실한 수원, 원정서 잔치 벌일까
우승에 목 마르지 않은 팀이 있겠냐마는, 수원은 특히나 더 간절하다. FA컵 우승컵을 들어 올려야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는 간신히 강등을 면하며 하위 스플릿에 머물러 체면을 구겼던 수원이기에 FA컵 우승으로 명예 회복을 노린다. 수원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지난 1차전에서 수원은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선제골도, 결승골도 모두 수원의 몫이었다. 배수진을 친 수원의 승리 의지가 빚어낸 결과라는 평가다. 경기장에 있는 모두를 속이고 자신마저 예상 못한 골로 승부를 가른 염기훈을 포함해 모든 선수들의 기세는 하늘을 찌른다. 원정 부담은 없다. 이번에도 선제골로 기선제압에 성공한다면 승부의 추는 수원으로 기울 게 분명하다.
서정원 감독으로서는 다소 억울할 수도 있다. 하필 올해 FA컵 결승전이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결승전이 1, 2차전으로 펼쳐졌던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두 번째다. 그럼에도 여전히 수원의 우승 가능성이 더 높은 게 사실이다. 서정원 감독이 팀에게는 2010년 이후 6년 만에, 자신의 감독 커리어에는 처음으로 우승을 추가하려 한다. 무승부만 거둬도 실현된다.
▲ 최다 우승감독 vs 최다 우승팀
이번 경기는 주목할 대결 구도가 많다. K리그 최고의 흥행 경기인 슈퍼매치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국가대표 공격수 출신 감독' 황선홍과 서정원의 자존심 싸움, '특급 브라질 용병' 아드리아노와 조나탄의 FA컵 득점왕 경쟁 등 다양한 승부가 관심을 모은다. 하지만 이 경기가 FA컵 결승 최종전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하나의 이슈가 더 있다. 이번 경기가 끝나면 어느 한 쪽은 FA컵 역사상 '최다 우승' 기록 동률을 이루게 된다.
서울의 황선홍 감독이 도전하는 기록은 FA컵 역대 최다 우승감독 타이틀이다. 이미 포항에서 2연속 FA컵 우승을 이뤄낸 황선홍이다. 이번에 역전 우승을 성공할 경우 전남 감독 시절 허정무가 이뤄낸 3회 우승(1997, 2006, 2007)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서울의 2년 연속 FA컵 제패는 덤이다.
수원의 서정원 감독은 팀을 FA컵 역대 최다 우승팀으로 올려놓기를 원한다. 포항이 4회 우승(1996, 2008, 2012, 2013)으로 최다 기록을 차지하고 있고 전북과 전남, 수원이 3회로 그 뒤를 쫓고 있다. 2002년 선수로 MVP를 수상하며 팀의 첫 FA컵 트로피를 안겼던 서정원은 대회 사상 첫 'MVP 출신 우승감독'도 욕심내고 있다.
결전의 시간은 다가왔다. 흥행도 보장됐다. 경기 내용만 따라준다면 역대 최고의 FA컵 결승전으로 남을 예정이다. 어느 팀, 어느 감독이 우승하든 역사가 된다.
vgb0306@xportsnews.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신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