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5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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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초점] '무한도전'이 일깨운 힙합의 진짜 스웨그

기사입력 2016.11.21 17:00 / 기사수정 2016.11.21 16:10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무한도전'이 힙합이 가진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역사를 통해 일깨웠다. 이 시국에 힙합가수들이 할 수 있는 일을 '무한도전'이 찾아준 셈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악 장르를 꼽으라면, 단연 힙합일 것이다. Mnet '쇼미더머니', '언프리티랩스타', JTBC '힙합의 민족' 등 힙합만을 다루는 예능 프로그램이 쏟아진다. 힙합 음악이 음원 순위의 상위권을 점령했고, 많은 래퍼가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힙합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지상으로 올라와 대중의 품에 안겼다.

그러나 힙합의 탄생배경을 생각한다면 대한민국의 힙합 문화는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196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힙합은 차별받는 사람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저항적 성격이 강하다. 흑인 래퍼들은 그들의 노래에 개인적 삶의 애환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의 현실을 담아 대중과 소통하고 사회에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나라의 힙합은 거친 욕설과 비난이라는 힙합의 형식만을 가져왔을 뿐 정신까지 담진 못했다. 래퍼들을 디스(비판)하고, 소수자를 웃음거리로 삼았다.

지난 12일과 19일 MBC '무한도전'이 마련한 역사와 힙합의 컬래버레이션 특집은 방송인과 래퍼들에게 문화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다. 물론 제작진이 의도한 건 대중에게 친숙한 힙합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역사를 재인식하고 추운 현실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겠지만, 역사 강사 설민석의 강의는 '무한도전' 멤버들과 여섯 명의 래퍼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

설민석은 임진왜란 이후 꽃폈던 위항문학을 설명하며 "위항은 할렘이나 브루클린 같은 곳이다. 그런 곳에서 임금을 비판하고, 양반의 위선을 조롱하던 것이 탈놀이다"면서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는 면에서 힙합과 일치한다"고 했다. 눈빛을 반짝이며 역사 강의에 집중했던 열두 명의 남자들은 세종대왕, 임진왜란, 독립운동 등 주제를 정해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들이 2016년의 말뚝이와 취바리가 된다면, 힙합의 '진짜 스웨그(멋)'인 불의에 맞서는 정신까지 살아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MBC 방송화면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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