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두산 베어스 외국인타자 닉 에반스(30)가 한국시리즈에서 소리 없이 강한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두산은 30일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 경기에서 5-1로 승리했다. 1차전을 연장 접전 끝에 오재일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1-0 승리를 거둔 두산은 홈에서 연이틀 NC를 꺾고 2연패를 향해 성큼 다가섰다.
1차전에서는 11안타를 치고도 1득점으로 어렵사리 승리를 거머쥔 두산은 2차전 역시 경기 초반 타선에서 다소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8회 NC 선발 에릭 해커를 흔들고 빅이닝을 만들면서 막혔던 혈을 뚫어냈다. 1차전에서 7번타자로 나와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던 에반스는 2차전에서 5번에 배치돼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2차전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던 에반스는 0-0이던 4회말 무사 주자 1·2루 상황에서 좌전안타를 때려내고 만루를 만들어 팀의 첫 득점에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에반스는 양의지의 안타로 2루까지 진루했지만 아쉽게 홈을 밟지는 못했다. 8회말에는 안타를 치고나가 대주자가 득점까지 올렸다. 박건우의 득점과 김재환의 홈런으로 3-1 역전한 상황, 바뀐 투수 김진성을 상대로 좌전2루타를 치고 출루해 곧바로 터진 오재일의 우전안타에 류지혁이 홈인했다.
에반스는 지금까지 치른 한국시리즈 두 경기에서 엄청난 임팩트를 자랑하진 않았지만 묵묵하게 타격감을 유지하고 팀의 보탬이 되고 있다. 2경기 총 기록은 7타수 3안타 1볼넷 1삼진. 타율은 4할2푼9리로 팀 내 가장 높은 성적이다. 표본은 적지만 최대 7경기로 승부를 보는 한국시리즈에서 안타 하나하나의 그 의미는 값지다.
상대팀인 NC의 4번타자 에릭 테임즈가 현재까지 8타수 1안타에 그치고 있어 에반스의 '조용한 활약'은 더 눈에 띈다. 대개 타선의 중간에 나서는 외국인타자들은 타격의 흐름을 붙잡고 있기도 하다. 믿는 타자의 침묵, 특히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할 외국인타자가 힘을 쓰지 못하면 맥이 끊겨버리고 만다. 에반스는 아직까지 큰 한 방이 있었다고 할 순 없지만 적어도 연결고리 역할은 제대로 수행해내고 있다.
에반스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118경기에 나와 123안타 24홈런 81타점 69득점 3할8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팀 내 홈런 3위, 타점 5위. 시즌 초반에는 부진했지만 점차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믿음직한 효자 외인으로 거듭나 가을에서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 타선 중심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며 해결사 역할까지 해준다면 두산이 우승으로 가는 길은 더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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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