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4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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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 첼시 팬들이 콘테에 건넨 한마디

기사입력 2016.10.16 12:58 / 기사수정 2016.10.16 12:59

조용운기자 기자


[엑스포츠뉴스 런던(영국), 신태성 기자]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런던의 펍 안에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표정만 봐도 응원 팀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두 팀 팬들 사이에는 희비가 교차했다.

첼시가 15일(한국시간)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펼쳐진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서 레스터 시티에 3-0으로 승리를 거뒀다. 현장에서 접한 분위기는 뜨겁고도 자연스러웠다.

경기 시작 2시간30분 전 스탬포드 브릿지에 도착했다. 아직 시간이 이르기에 한산할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경기장 앞은 물론이고, 지하철 역부터 버스 정류장에 이르기까지 푸른 물결이 넘실댔다. 마침 원정팀 레스터의 색 역시 파란색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초반에는 두 팀의 팬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경기 시작이 가까워질 수록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안방의 이점을 누리는 홈 팬들은 서로 간의 동질감을 느끼며 미소를 머금고 경기장에 들어갔다. 반면 원정 온 팬들은 고립된 기분인지 얼굴에 초조함이 묻어났다. 경기장 초입에 앉아 동료들을 기다리며 붙어있는 황금 사자 엠블럼만 만지작대고 있었다.

경기장 밖의 분위기를 알아보기 위해 주변 펍을 찾았다. 가까운 곳은 이미 가득 찬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펍 바깥까지 늘어선 사람에 치여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경기장에서 10분 정도 걸어간 곳까지 이동하다보니 자리가 있는 펍이 눈에 들어왔다.

경기 시간이 다가오자 가게 손님들은 저마다 테이블에 맥주를 올려두고 TV를 향해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첼시의 득점 기회가 오면 소리가 커졌고, 레스터가 파울을 유도하면 야유가 쏟아졌다. 슈팅이 아쉽게 빗나가면 탄식이 퍼졌다. 펍 안의 사람들은 TV 안의 관중들과 호흡을 같이 했다.

디에고 코스타가 이른 시간부터 선제골을 뽑아내자 펍에는 함성이 울렸다. 잠시나마 굳어있던 사람들의 표정도 풀렸다. 오직 레스터의 목도리를 두른 손님만이 다른 표정을 하고 있었다.



에당 아자르가 한 골을 추가하자 테이블 별로 잔이 부딛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전반전 종료 후 잠시 자리를 비웠던 사람들은 후반전 시작 휘슬과 함께 제 자리로 돌아왔다.

빅터 모제스의 쐐기골까지 나오자 펍은 순식간에 박수 소리로 가득찼다. 박수는 경기를 마치는 호각 소리에 맞춰 또 한 차례 공간을 메웠다.

흥이 넘쳤던 펍을 뒤로 하고 문을 나서자, 어느새 첼시 팬들이 거리를 점령하고 있었다. 저마다 경기 소감을 나누며 즐거운 목소리로 떠들었다. 한 팬은 모제스의 득점 장면을 말하면서 "환상적(marvelous)"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했다.

응원가를 부르거나 시끌벅적한 뒷풀이를 펼치지는 않았으나 충분히 흥겨워 보였다. 승리의 기쁨을 기념품 구매로 표현하려는 듯, 경기가 끝나고 1시간이 지나도록 공식 메가스토어에는 줄이 끊이지 않았다. 비록 식사를 위해 주문했던 햄버거는 맛이 없었지만, 분위기에 취하기엔 그만이었다.



vgb0306@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엑스포츠뉴스

조용운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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