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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프리즘] 30. LA 레이커스(下)

기사입력 2007.12.18 23:27 / 기사수정 2007.12.18 23:27

편집부 기자

Show time! 레이커스

1971/72시즌 우승을 했지만, 그 감격은 오래가질 못했다. 다음 시즌 다시 파이널에서 뉴욕 닉스에게 패했으며, 이후에는 파이널에 진출하지 못하게 된다. 웨스트, 체임벌린, 베일러 등이 은퇴를 하고 떠났지만, 게일 굿리치는 팀의 스코어리딩 플레이를 펼쳤다.

그러나 역부족 더욱이 1975/76시즌부터 밀워키에서 뛰던 '스카이 훅슛의 대가' 카림 압둘 자바를 영입했지만, 역시나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실로 레이커스 역사상 가장 암울했던 시기(그러나 5할 승률은 꾸준히 유지했고 플레이오프에도 자주 나갔다.

1979/80시즌. NBA는 일대 혁명기를 맞는다. 바로 래리 버드와 매직 존슨의 등장. 누차 이야기하지만 1970년대는 NBA 사상 가장 치열했던 춘추전국시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NBA의 진정한 메이저스포츠화를 이루어낸 것은 1980년대 이 숙명의 라이벌의 등장이 그 계기라 할 수 있다.

대학 시절부터 라이벌로서 서로 기량을 겨뤘던 둘은 각기 NBA 양대 명문 보스턴과 LA에 입단하게 되고, 한쪽은 '성실함과 근성, 백인의 우상'이라는 이미지. 다른 한쪽은 '천부적 재능과 인간미, 살인미소'로 대변되는 스마트 흑인의 이미지로 각광을 받았다.

본명이 어빙 존슨이지만, 고교와 대학 시절 그의 천재적이면서도 너무나 쉽게 해내는 듯한 플레이에 그를 취재하던 기자가 'Magic'을 연발하면서 아예 이름이 매직 존슨이라 불리기 시작한 이 남자. 1979/80시즌 신인왕을 아쉽게도 라이벌인 래리 버드에게 내줬지만, 대신 매직 존슨은 파이널 MVP를 차지한다. 이 시즌 파이널 6차전에서 포인트가드인 그가 부상을 당한 압둘 자바 대신 센터로 출전하여 '베이비 훅슛'을 작렬시키는 모습은 지금도 단골 NBA 하이라이트 소재이다.

그에게는 6'9"(206cm)라는 포인트가드로서는 어마어마한 신체조건을 신이 주었으며, 그의 패스는 도무지 사람이 할 수 있는 패스가 아니었다. 게다가 그에게는 무언가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유머감각과 재치있는 말솜씨는 구름 관중과 언론의 찬사를 쏟아지게 했고, 그의 '사람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미소'는 NBA를 모르는 사람도 그를 좋아하게 만들었다. 5번의 우승과 3번의 MVP, 3번의 파이널 MVP, 2번의 올스타 MVP, 통산 어시스트 3위로는 그의 농구를 설명하기에 너무도 부족한 인물이다.

그와 함께하자 몇 년간 기량에 비해 성적이 나오지 않아 겉돌고 있던 카림 압둘 자바가 드디어 몇 년간의 울분을 폭발시키며 공포스런 득점행진을 계속했다. 여기에 '보스' 감독 팻 라일리의 카리스마적 지도력이 더해지면서 그 유명한 '쇼타임' 레이커스가 탄생한다.

1980년대에 NBA 챔피언결정전에 8회 진출, 그 중 5번의 우승을 달성하며 1986/87, 1987/88시즌에는 1960년대 보스턴 이후 맥이 끊겼던 2연패(백투백)을 달성. 마이칸 시대 이후 2번째 레이커스 왕조를 건설한다.

존슨과 자바 이외에도 바이런 스캇, 제임스 워디, AC 그린, 마이클 쿠퍼 등 NBA에서 내로라하는 최고의 선수들이 있었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어 코트를 지배한 것은 역시 매직 존슨이라 하겠다. 1980년대 레이커스의 농구는 농구를 잘 알고 보는 사람이나 그렇지 못한 사람 모두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한 게임을 보여주었다.

팀원 모두가 스피드와 기술을 겸비했으며, 매 시즌 그들의 득점력은 스탯차트에서 리그 수위를 앞다투었다. 경기는 항상 박진감이 넘쳤고, 그들의 화려한 공격농구는 방송사와 NBA 사무국을 즐겁게 만들었다.*

* 주 4. 간혹 '쇼타임' 레이커스를 들어 런앤건 우승의 대표적 케이스라고 하는데, 그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다. 오히려 그런 의미를 가져다 붙이게 되면 오히려 이들이 펼쳤든 놀라웠든 농구의 많은 부분이 퇴색된다 여긴다. 만일 이들을 런앤건(R&G)으로 대변되는 속공일변도의 팀으로만 생각한다면 그들의 조직적인 지공능력과 탄탄한 수비와 경기운영능력을 설명할 길이 좁아진다.

그들은 최강의 공격팀이었으나, 그와 함께 최고수준의 수비력을 갖춘 팀이었다. 마이클 쿠퍼는 상대방 에이스를 철통같이 수비해내는 리그 최고의 에이스 스타퍼였으며, 자바와 존슨은 그들이 가진 사이즈를 최대한 활용했다. 특히 자바 앞에서는 그 누구도 쉽게 슛을 할 수 없었다. 'NBA의 칼 립켄 주니어. 철인' AC 그린은 언제나 근성과 파이팅 넘치는 수비를 바탕으로 상대방을 지치게 하였다. 고로 만화 슬램덩크의 풍전고교처럼 '좁은 의미의 런앤건'(극단적인 공격 일변도)의 우승팀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았다 할 수 있겠다.

BEAT, LA

1990/91시즌 전력이 부쩍 약화된 팀을 이끌고 파이널에서 마이클 조던이 이끈 '젊은 황소' 시카고 불스에게 패한 매직 존슨에게 다음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첫 번째 'MJ vs. MJ' 대결에서 패한 존슨은 다시 한번 갈고 닦았으나 예상치 못한 일이 터지고 만 것.

바로 HIV 바이러스에 존슨이 감염되었다는 소식이 퍼졌고, 이 사실이 확인이 되자 매직과 NBA, 팬들은 큰 충격에 빠지고 만다. 결국, 에이즈에 걸린 존슨은 갑작스레 은퇴를 할 수밖에 없게 되고 만다.

이후 레이커스는 침체기에 빠져든다. 1990년대 중반 에디 존스, 닉 반 엑셀, 블라데 디바치, 세드릭 세발로스 등으로 이루어진 젊고도 재능있는 팀은 충분히 매력적이고 포텐셜이 있는 팀이었지만, 레이커스의 역대 성적에 비하면 한참 뒤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를 구원한 것이 '마이더스의 손'. 지금은 GM자리에서도 물러난 '레이커스의 전설' 제리 웨스트가 팀을 다시 정상권으로 올려놓는다.

올랜도로부터 '공룡 센터' 샤킬 오닐을 데려왔으며, 팀의 주전 센터였던 블라데 디바치로 루키 코비 브라이언트를 데려오는 일대 모험을 단행한다. 또한, 불스 왕조를 이끌었던 필 잭슨 감독을 영입하여 트라이앵글 오펜스를 레이커스에 접목시켰다. 제리 웨스트와 필 잭슨은 그동안 강팀이었지만 뭔가 나사가 풀린 듯한 플레이를 펼쳐 고비 때마다 무너지던 1990년대 레이커스를 새롭고도 강력한 2000년대 레이커스로 바꿔냈다.

1999/2000시즌. NBA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지금까지도 충분히 괴물다웠던 샤킬 오닐이 진정한 괴수로 거듭난 것이었다. 도저히 막을 수 없었다. 그의 엄청난 덩치에서 나오는 강력한 파워는 도무지 1:1로 상대방이 막을 생각을 못하게 만들었으며, 더블팀 or 트리플팀이 들어와도 그대로 달고 올라가 덩크를 꽂아댔다.

올랜도와 LA 초기 시절 보였던 단조로운 공격패턴에서 벗어나 경기운영을 할 줄 알게 되었고, 시야가 훨씬 넓어졌다. 그에게 집중수비를 가할 때면 적시적소에 내주는 킥아웃 패스로 상대를 허탈하게 만들어댔다. 그해 득점 1위, 리바운드 2위, 블럭슛 3위, 야투율 1위를 기록하며 만장일치에서 한 장이 모자란 MVP를 수상한 그해 샤킬 오닐은 그야말로 "MDE"(Most Dominent Ever)의 모습. 이후 밀레니엄은 BEAT, LA!의 물결이 넘치게 된다.

2001/2002시즌까지 3연속 우승하면서 팀사상 2번째 "3-peat"을 달성한 레이커스에게는 샤킬 오닐 외에 또 한 명의 슈퍼스타가 존재했다. 그가 바로 조던 은퇴 이후 광풍처럼 몰아닥친 '넥스트 조던' 레이스의 선두주자, 코비 브라이언트.

LA 현지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인 매직 존슨이 천부적인 천재형 선수라면, 코비 브라이언트는 지독한 노력형 선수이다. 선천적으로 턱없이 작은 손을 가진 그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과 연습을 계속해 지금 현역 최고 SG자리에 올랐다. 넥스트 조던의 라이벌이었던 빈스 카터가 초인(超人)적인 운동능력의 소유자라면, 그는 뛰어난 운동능력에 마치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와 같은 탁월한 유연성을 겸비한 선수.

그러나 하늘 아래 2개의 태양이 있을 수 없듯이 철옹성 같았던 레이커스도 이 2개의 태양으로 인해 분열하게 된다. 3연패 시절에도 시끌벅적 말이 많았던 그들은 결국, 2003/04시즌 게리 페이튼-칼 말론과 함께 한 '전당포' 레이커스가 준우승에 그친 이후 결별을 하게 된다. 무엇이 문제였고, 누구의 잘못이었던 간에 결국 샤킬 오닐은 마이애미로 떠나고, 필 잭슨 감독과 게리 페이튼-칼 말론도 떠난 레이커스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팀이 되었다.

지난 3년간 코비의 놀라운 득점력은 그가 얼마나 놀라운 선수인가를 우리에게 알려주었지만, 그와 동시에 그에게도 숙제가 생겨났다. 그의 힘으로, 그가 팀의 에이스이자 리더가 되어 팀을 정상권으로 올려놓는 것.

현재 LA 프런트진의 대책없는 행보는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고, 코비 역시 아주 곤란하고도 고독한 처지. 명장 필 잭슨의 지도력과 라마 오덤, 앤드류 바이넘, 콰미 브라운 등과 함께 그가 새로운 레이커스의 전설을 만들어내 가길 바래 본다.

07/08시즌 레이커스의 현안

1. 라마 오덤의 활용

분명 현재 레이커스에서 코비 브라이언트를 제외하고 가장 믿을 수 있는 선수는 라마 오덤이다. 그러나 지난 시즌까지 레이커스에서 보여준 오덤의 모습은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 그가 얼마나 2 옵션으로서 코비의 짐을 덜어주느냐가 중요하다.

개선 방안: A - 오덤을 3번으로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그는 자신도 본인이 3번이 편하다고 강조해왔다. 신장을 이용한 수비가 가능하며, 그의 농구센스라면 4번보다는 3번이 적합하다 생각.
                 
B - 바이넘 중심으로 운영을 할 생각이라면 오덤을 트레이드카드로 쓸 수도 있겠다.

2. 무성한 트레이드 소문

 지난 몇 년간 그리고 특히 이번 오프시즌에 얼마나 많은 레이커스 관련 소문이 떠돌았던가. 그러나 정작 이루어진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얻은 것이라고는 딸의 건강상 이유로 데려온 데릭 피셔 정도. 이렇게 소문이 너무 나돈다면 관련 선수의 플레이에 지장이 안 갈 수가 없다. 일례로 오덤이 낀 소문만 해도 몇 개였던가. 이렇게 흔들어놓고, 팀에게 무한한 충성과 꾸준하고도 준수한 플레이를 요구한다면 무리다.

개선 방안: A - 정 트레이드를 하고 싶다면, 신속하고도 소스를 누설하지 말고 해라.
                  
B - 정 카드가 맞지 않는다면, 트레이드보다는 지금의 로스터 선수로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전술, 전략을 짜고 경기를 운영해야 한다. 레이커스의 가장 문제는 '코비 없는 경기'가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3. 구단운영과 프런트진

 제리 버스 구단주의 지나친 간섭은 팀을 망치고 있다. 샤킬 오닐이 떠났으며, 필 잭슨과도 거리가 벌어졌다. 코비마저도 트레이드하겠다는 것은 사실 여하를 떠나 트레이드 장사에서 이윤을 남길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많은 이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미치 컵첵 역시 버스와 그의 아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소신있는 운영하기엔 벅찬 상태.

개선 방안: A - 구단에 적극적인 투자를 꺼리면서 구단의 성적을 내려면 방도를 찾을 때까지 고생을 감수해야 한다.
                   B - 정 그렇다면 코비를 보내고 바이넘 위주로 팀을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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