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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프리즘] 28. 시카고 불스

기사입력 2007.12.13 22:11 / 기사수정 2007.12.13 22:11

편집부 기자



황소떼의 질주

아프리카 난민촌의 아이들도 안다는 마이클 조던과 그의 소속팀이었던 시카고 불스. 지금의 NBA 세계화에 선봉에 섰던 시카고 불스는 아마도 지금 이 순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농구팀'이 아닌가 한다.

팀명인 '불스(Bulls)는 '성난 황소'를 의미하는 것으로 딕 클라인 초대 구단주가 성난 황소처럼 용감하게 돌격해 들어가고 지치지 않는 전투력을 보여달라며 직접 명명했다. 또한, 일리노이州가 미국 내의 대표적인 목축업이 발달한 지역이기도 하다.

창단 초창기 불스의 성적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나마 70년대 중반이 초기 불스의 봄날이었는데, 이 당시 불스의 주축 멤버는 밥 러브, 제리 슬로언, 놈 밴 라이어, 밥 부저, 톰 뷰잉클.

밥 러브는 오로지 불스에서만 11시즌을 뛴 불스의 첫 프랜차이즈 스타로 올스타 3회, all nba 팀 2회(세컨드), all defensive 팀 3회(세컨드)를 수상할 만큼 공수를 겸비한 선수였고, 현 유타 재즈의 감독으로 유명한 제리 슬로언은 올스타 2회, all defensive 팀 6회(퍼스트 4회, 세컨드 2회)에 선정될 만큼 당시 리그 최고의 수비수 중 하나였다.

밥 부저는 밥 러브에 이어 평균 20득점을 찍어주는 팀내 스코어러였으며, 놈 밴 라이어는 6'2"(188cm)의 포인트가드로 팀을 이끌었고, 톰 뷰잉클은 1968년 드래프트 4번픽의 테네시 대학출신 7풋 백인센터로 경기당 10리바운드를 팀에 안겨다 주었다.

이들은 밀워키 벅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등 당시 디비전내 강호들 사이에서 끈끈한 팀웍을 바탕으로 70년대 초중반 불스를 이끌며 50승 시즌과 1번의 디비전 타이틀을 가져왔다. 그러나 다른 팀들에 비하면 재정지원이 대단하지도 않았고 선수구성도 그 이상의 성적을 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결국,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 불스는 리그 하위권을 맴돌게 된다.

신화(神話)

역사에 길이 남을 1984년 드래프트. 이 드래프트에서 불스는 명문 노스캐롤라이나(UNC) 대학출신의 가드를 선발한다. 3번픽을 가지고 있었기에 내심 그해 최고의 센터 유망주였던 하킴 올라주원과 샘 보위를 희망했으나, 앞서 휴스턴과 포틀랜드가 지명. 남아 있는 선수 중 최고라 평가된 마이클 조던을 지명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불스의 황금기의 시작이며 NBA를 휩쓰는 하늘을 걷는 사나이의 등장을 알린다.

데뷔 첫해 신인왕을 수상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린 조던은 이후 가공할 득점력을 뽐낸다. 매경기 30점은 우습게 넣었으며, 상대방 수비는 있으나마나(인 것처럼 보이게)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이목을 끈 것은 가공할만한 운동능력과 체공시간이었다.

덩크 콘테스트에서 애틀랜타의 도미닉 윌킨스와의 대결에서 선보인 그 유명한 '자유투 라인 원핸드 에어덩크'는 이제 농구를 모르는 사람도 그 장면은 알고 있다. 자신을 막기 위해 블럭을 뛴 상대수비가 착지할 때까지 기다렸다 쏘는 풀업점퍼(일반 점프슛과는 다르게 점프 후 최정점에서 쏘는 슛. 타점이 높아 블럭이 힘들다.), 공중에서 수비 2~3은 가뿐히 젖혀버리는 더블 or 트리플 클러치(공중에서 몸을 2-3번 비틀어 던지는 레이업). 오죽하면 'Legend' 래리 버드가 그와 플레이오프(PO)에서 경기를 치른 후, "마치 신이 마이클의 몸을 빌려서 태어난 것 같았다"라고 했을까.
 
하지만, 그에게도 부족한 점은 있었다. 그것은 성적. 아무리 열심히 해도 '명문' 보스턴과 'BAD BOYS' 디트로이트를 넘어설 수 없었다. 상대팀들은 불스와의 경기에서 오로지 조던만을 막았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조던 룰' 수비. 번번히 조던과 불스는 PO에서 해법을 찾지 못하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처럼 마이클 조던 원맨팀이었던 불스는 스카티 피펜과 호레이스 그랜트가 성장하면서 드디어 챔피언쉽에 도전할만한 팀이 되었다. 그랜트는 90년대 즐비한 명센터들에 비해 초라한 불스 센터진을 보호하며, 스크린과 허슬 그리고 미들점퍼로 팀의 살림꾼 역할을 해냈다. 처음엔 그다지 주목을 못 받았던 피펜은 후일 '역대 최고의 서포터'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뛰어난 선수로 성장했다.

상대편은 조던과 피펜이라고 하는 최고의 수비수들을 맞아 고전했으며, 피펜은 트라이앵글 오펜스에서 팀을 조율하는 역할과 상대방 PG~PF 심지어는 잠시 동안이지만 C까지 막아내는 괴물 같은 능력을 발휘했다. 조던도 오로지 자신의 힘만으로 해결하려는 경기 스타일을 버리고, 팀 동료를 하나로 묶는 '팀 바스켓'을 알아가면서 또 한 번의 진화를 해낸다.

그렇게 하여 맞이한 1990/91시즌 파이널. '천적' 디트로이트를 꺾고 올라온 불스의 상대는 '80년대 최강' LA 레이커스였다. 이 시리즈는 여러모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MJ vs. MJ'의 처음이자 마지막 대결이었고, 이 시리즈의 승부로 시대의 흐름이 바뀔 수도 있었던 것. 결과는 4승 1패로 첫 불스의 우승. 이후 80년대의 매직-버드 시대가 끝이 나고 드렉슬러의 포틀랜드, 바클리의 선즈를 물리치면서 역대 3번째 3연패(連覇)를 달성한다.

불스는 3연패 달성 이후 1993년 갑작스레 조던이 아버지의 피살에 이은 정신적 충격과 야구로 외도를 하기 위해 전격 은퇴를 선언하자 잠시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1994/95시즌 중반 조던이 곧바로 농구에 복귀. 공백기 동안 팀의 리더였던 피펜이 다시 2선으로 물러서며 조던-피펜 황금 듀오가 부활하고, 유럽에서 온 토니 쿠코치가 슈퍼 6th맨으로 활약하게 된다.

그리하여 맞이한 1995/96시즌. 전 시즌 동부세미파이널에서 '페니-샤크' 영건 올랜도에 패한 불스는 오프시즌 모든 이들을 놀라게 한 영입을 한다.  바로 '리바운드왕' 데니스 로드맨. 물론 실력은 의심할 바 없는 최고의 수비수이자 리바운더, 허슬플레이어였지만 불안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불스의 천적이었던 'BAD BOYS' 디트로이트 소속으로 조던-피펜과는 험한 꼴을 많이 봤던 사이. 이미 전 소속팀이었던 샌안토니오에서 팀과 불화를 일으키며 사실상 내쳐진 이 선수를 불스가 데려오자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거기다 이미 부상이 너무 심해 예전의 기량과 운동능력을 잃어버린 론 하퍼. 경쟁팀들의 무서운 센터들을 상대하기엔 두려움이 앞서던 센터 룩 롱리. 이 시즌도 불스는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필 잭슨 감독- 제리 크라우스 GM의 팀 구성과 운영은 옳았다.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아무것도 거칠 것이 없이 고속질주를 시작했다. 미국내 방송국들은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취재하기 바빴으며, 불스 원정길엔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버스를 헬기가 상공에서 따라가며 취재를 했다. 그리하여 탄생한 것이 역대 최강이라 불리는 '72승 시카고'. 파이널에서 페이튼 - 켐프의 시애틀 슈퍼소닉스를 꺾은 뒤 1996/97, 1997/98시즌 연속 파이널에서 유타 재즈를 연파하면서 2번째 3연패를 이루었다.

영(Young) 불스

리그의 직장폐쇄와 필 잭슨의 사임으로 '농구황제' 조던은 1997/98시즌 우승과 함께 두 번째 은퇴를 선언했다. 설상가상으로 조던과 함께 팀을 이끌었던 피펜과 로드맨마저 휴스턴 로케츠와 LA 레이커스로 이적하면서 시카고 왕조는 단숨에 몰락했다. 전 시즌 62승을 거뒀던 불스는 (비록 단축시즌이지만)1998/99시즌에 13승으로 곤두박질쳤고 이후에도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팀의 캐미스트리는 망가졌으며, 필 잭슨 이후에 부임한 감독들은 자기 자리를 지키기도 힘들어했다. 팀이 애써 키워낸 유망주들은 어이없는 트레이드로 잃어버렸고, 때론 어찌할 수 없는 불운이 닥치기도 했다. 대학 최고의 스타였던 제이 윌리엄스는 대형 오토바이 사고로 그의 재능을 잃었고, 엘튼 브랜드 - 브래드 밀러 - 론 아테스트 등 지금은 각 팀의 핵심선수들을 잃었다. 2001년 드래프트에서 불스가 야심 찬 계획으로 지명한 에디 커리 - 타이슨 챈들러 "23(2+3, 조던의 등번호 23을 나눠서 커리가 2번, 챈들러가 3번을 달았다)"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나버렸다. 물론 이들은 저마다 다른 팀에서 대활약 중이다.
 
하는 일마다 안 되던 불스는 다이너스티 시절 "필 잭슨 - 제리 크라우스 체제"와는 다른 스타일의 "스캇 스카일스 감독 - 존 팩슨 GM 체제"가 완성되면서 팀이 궤도에 오르게 된다. 2003년 드래프트에서 커크 하인리히, 2004년 드래프트에서 벤 고든 - 루올 뎅 - 크리스 듀혼 지명이 연이어 성공을 거뒀고, 아르헨티나로부터 데려온 노시오니가 팀의 살림꾼 노릇을 해주고 있다. 2006/07시즌에 FA로 영입한 벤 월러스는 팀의 투쟁심과 단결을 가져다주고 있다.

 과연 새로운 불스가 시카고에 새로운 영광의 시대를 가져올지 기대를 해보자.

07/08 시카고의 현안

1. 벤 고든, 루올 뎅

올해로 계약이 끝나는 두 선수를 어떻게 잡느냐가 중요하다. 적당한 가격에 2명을 다 잡으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미 오프시즌 재계약 당시 불스가 제시한 금액을 두 선수 모두 거절했기에…. 고등은 키가 작지만 팀에 폭발력과 슬래셔 기질을 가진 유일한 선수이고, 뎅은 어느 한 부분이 빠지는 것이 없으며 잠재력 면에서는 오히려 고든보다 나은 선수라는 평가. 과연 불스가 어떻게 이를 정리할지 관심이다.

개선 방안: A - 2명 다 연간 10mil 이하로 잡는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B - 힘들다면 아쉽지만 뎅을 잡자. 고든은 트레이드 카드로….

2. 포인트가드(PG) 문제

 불스의 PG자리는 너무나 잘하는 선수들로 인해 고민이다. 고든을 주전 슈팅가드(SG)로 쓰려면 고든의 작은 키로 인하여 하인리히를 상대방 SG를 막게 계속 써야 한다. 하인리히를 팀의 PG로 중용하게 되면, 듀혼이라고 하는 다른 팀 주전감 PG의 출전시간을 늘려주기가 힘들다.
개선 방안: A - 장기적으로 하인리히를 팀의 리더로 쓸 생각이라면 PG로 못 박아주어야 한다.
                   B - 고든이나 듀혼으로 사이즈되는 SG를 영입하는 게 좋다고 본다.

3. 팀의 단조로운 공격

 스캇 스카일스의 고집은 경기 스타일에서도 드러난다. 마치 대학농구를 보는 듯한 팀 공격은 창조성이 떨어져 보인다. 일관된 미들레인지 게임 운영(팀플레이에 치중한 경기장 미들라인에서의 점프슛 경기운영)은 슛감이 안 좋은 날 불스가 어떻게 지는 지를 보면 알 수 있다. 프런트 라인의 수비력은 최고이지만 공격력은 정말 고든, 하인리히, 뎅 등이 막혔을 때 어떻게 풀어야 할지 힘들어 보인다.

개선 방안: A - '포텐셜 덩어리' 타이러스 토마스의 공격 면에서 성장
                   B - 스캇 스카일스가 조금만 더 프런트 라인에게 공격의 기회를 주었으면 한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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