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테헤란(이란), 조용운 기자] 2년 전, 슈틸리케호는 지옥문인 이란 아자디 원정을 통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얼룩졌고 무승의 지옥은 42년간 지속되고 있다.
시간이 흘러 다시 이란을 찾은 울리 슈틸리케(62) 축구대표팀이 감독이 '심판 판정'을 입에 올렸다. 8일(한국시간) 오전 장거리 비행 끝에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 결전지인 이란에 입성한 슈틸리케 감독은 "심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적지서 잘 싸우고도 판정 논란에 휩싸이면서 석패했던 기억이 떠올랐기 떼문이다. 2014년 11월 현 대표팀은 이란과 원정 평가전에서 원통한 패배를 당했다. 한국은 원정 지옥이라던 아자디에서 시종일관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경기를 풀어나갔다.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흐름을 망쳤던 것은 심판이었다.
당시 경기의 주심은 이란의 과격한 수비를 묵인했다. 거친 플레이도 용인하는 주심의 평소 스타일일 수도 있겠으나 이란의 몸으로 싸우는 듯한 축구는 도가 지나쳤다. 황당한 판정의 절정은 실점 장면이었고 김진현 골키퍼가 문전 앞에서 상대 공격수와 부딪혀 넘어졌지만 차징 파울이 선언되지 않으면서 이란의 득점이 인정됐다. 골키퍼가 보호받아야 하는 위치였음에도 이란의 몸싸움 축구가 인정이 되면서 패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후 "실점 장면은 용납할 수 없는 오심이다"면서 "이란은 20개 이상의 파울을 범하고도 한장의 경고도 받지 않았다"고 오심에 울었음을 강조했다.
그때와 지금의 상황을 동일시할 수는 없다. 당시 경기는 평가전이었기에 월드컵 예선으로 치러지는 현재 심판 배정보다 엄격하거나 공정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한차례 오심에 울었기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이란의 플레이 스타일은 2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에서 이란으로 건너오는 13시간의 비행 시간을 이용해 최근 이란의 경기를 분석한 슈틸리케 감독은 "이란은 조직적이고 강하게 들어오는 축구를 한다. 1대1 상황에서 밀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경계점을 분명히 했다. 거친 플레이로 한국을 자극할 것이 뻔히 보이는 상황이다.
더구나 아자디는 이란 남성 축구팬 10만명에 둘러쌓인다. 살기 가득한 일방적인 홈 응원에 주심이 주눅이 들 수 있다. 이럴 경우 판정은 홈 이점으로 저절로 기울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긴다. "한국과 이란의 경기는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다. 이런 분위기에도 객관적인 판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언급은 이유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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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