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삼성 라이온즈(37) 박한이가 16년 연속 100안타 대기록을 달성했다. KBO에 단 한 명 있던 기록, 박한이는 역대 두번째 기록 달성자가 되는 동시에 유일한 신기록 도전자의 신분이 됐다.
박한이는 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2번타자 및 우익수로 출장했다. 이날 경기전까지 시즌 99개의 안타를 쳤던 박한이는 1회말 무사 주자 1루 상황 LG 선발 봉중근을 상대로 시즌 100번째 안타와 함께 16년 연속 100안타 대기록을 완성했다.
클리닝타임에는 박한이의 16년 연속 100안타 시상식이 이어졌다.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도열해 하이파이브를 하며 박한이의 기록 달성을 축하했고, 팬들 역시 그의 위대한 업적에 진심어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류중일 감독은 "꾸준함에 노력이 더해지지 않았다면 이뤄질 수 없는 대기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박한이의 이번 대기록을 치켜세웠다.
KBO에서는 양준혁만이 기록고 있었던 기록이었다. 현역선수로는 이제 박한이가 유일하고, 내년에는 17년 연속 100안타라는 신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16년 연속 100경기 출장을 꾸준하게 하는 것도 어려운데, 2001년데뷔 해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00안타를 만들어냈다. 특히 올해에는 부상을 딛고 만들어낸 기록이기에 의미가 남달랐다.
다음은 기록 달성 후 박한이와의 일문일답.
-홀가분할 것 같다.
▲진짜 홀가분하다. 아픈 기억도 있고, 힘든 기억도 있었는데 이게 다 씻겨내려가는 기분이다. 편하고 좋다.
-100안타를 완성 했을 때 무슨을 생각을 했나.
▲아무 생각도 안했다.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수비하는 선수들이 부딪힌 상황이라 걱정이 돼서 내가 100안타를 쳤는 지 안 쳤는 지는 나중의 문제였다.
-결정되고 나서는 어땠나 예전 생각을 좀 했나.
▲처음에 너무 많이 힘들어서 올해는 100안타 도전 자체가 힘들지 않겠나 생각을 했다. 무릎 상태도 너무 안좋아지고 그러다보니 힘들더라. 진짜 하고나니 정말 어떻게 말해야할 지 모르겠다. 다 고맙다. 특히 와이프나 내 딸들한테도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게 많다. 또 감독님과 코치님, 선수들. 특히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기록을 달성할 수 있게 많이 도와주셨다. 그리고 트레이너들한테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싶다.
-13경기 남았을 때 나란히 13안타가 남아있었다. 한 경기에 1안타 1안타씩 쳐야한다는 압박은 없었나.
▲한 번 치고나서 이어 2, 3개 했으면 편했을텐데 1개 치고 끝나고, 못 치면 안된다는 압박감이 너무 심해 '어떻게 해야하나' 그런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그래도 '하나라도 쳐서 좁히다보면 언젠가는 몰아치기가 나오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한번만 몰아치기를 하면 기록을 깰 수 있을거란 생각을 했다. 제일 중요했던 게 마산과의 더블헤더다. 더블헤더가 나를 살렸다.
-더블헤더 경기에서 5안타를 몰아치고 나서 '됐다'는 느낌이 있었나.
▲70~80% 정도 될 수 있겠단 생각을 했다. 경기나 안타 수가 얼마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안심이 됐다.
-올해 시즌 중반에 기록 달성이 힘들겠다는, 위기라고 생각이 들었을 때가 있나.
▲무릎 부상이 제일 큰 문제였고, 내가 괜찮다고 생각을 해도 감독님께서는 선수 보호를 해야했다. 1년만 하고 그만둔다면 모르겠는데 그게 아니니까. 그런 부분에서 감독님도 많이 걱정을 하셨다. 나가고 싶어도 너무 아파서 내 뜻대로 안되기도 했다.
-아플만한 게, 한 시즌 빼고 다 100경기 이상을 뛰었더라.
▲모르겠다. 16년을 하면서 정말 힘들었다. 작년이 정말 힘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작년은 올해에 비해 새발의 피더라.
-매년 기록 달성의 부담을 안고 시즌을 시작하게 되는건데.
▲경기 수는 144경기니까 경기를 계속 뛰면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부담은 없었는데 부상이 제일 걱정이었다. 올해처럼 아파서 수술하고 그러다보면 기록 자체를 못한다. 2000안타도 내가 먼저 할 수 있었는데 경기에 못나가면서 느려졌다. 그런 게 제일 큰 것 같다.
-올해 주장이다. 팀 성적이 좋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많이 아쉽다. 주장이 돼서 이런 기록을 세웠을 때 팀 성적이 더 좋았으면 이 기쁨이 두세배, 열배는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아쉬움은 많은데 어쩔 수 없다. 어쨌든 우리 팀이 올해 힘든 시기는 맞는 거 같고, 5위에는 못 들었지만 남은 경기가 있으니까 최선을 다해서 올릴 수 있는 만큼 올려야한다.
-이번 기록으로 양준혁 해설위원과 타이, 내년 신기록을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만약에 올해 못했으면 편하게 하려고 했는데(웃음) 기록을 세웠기 때문에 부상 재활을 해서 내년에는 빨리, 기록을 세울 수 있도록 해야겠다.
-후배들에게 오래 야구하는 비결 알려준다면
▲애들한테는 특별히 얘기한 적은 없는데, 얘기하는 건 최선을 다하라는 거다. 단순하지만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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