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나유리 기자] 불안했던 1회. 하지만 진짜 반전은 다음 이닝부터 시작됐다.
LG 트윈스의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허프가 반가운 승리를 챙겼다. 허프는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즌 13차전에 선발 등판해 을 기록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KBO리그 입성 이후 8경기만에 거둔 4승이다.
1회는 불안했다. 1회초 LG 타선이 4점을 먼저 뽑아 4-0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허프는 넉넉한 점수 때문인지 1회말을 어렵게 출발했다. 선두 타자 박정음을 잡고 이택근-서건창-윤석민까지 중심 타선에게 연타를 허용한 후 채태인과 대니돈에게 또 안타를 허용해 순식간에 3실점했다. 여유있던 4점의 점수차도 1점차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허프는 2회부터 본격적으로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2회말 1아웃 이후 박정음을 내보냈지만 이택근 타석에서 곧바로 병살을 잡아냈고, 3회말 역시 선두 타자 출루 이후 단 1실점으로 이닝을 막았다.
3회 추가 실점 이후에는 한층 더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나갔다. 4회말 삼자범퇴에 5회말 선두 타자 출루 이후 무실점까지. 수비수들의 호수비도 허프의 어깨를 더욱 가볍게 만들었다.
1회말에만 공 30개를 던졌던 허프는 갈 수록 투구수를 줄여나갔다. 넥센 타자들이 빠른 카운트에서 걸어오는 적극적인 승부는 되려 범타 유도에 유리하게 돌아왔다. 그리고 투구수 100개에 임박한 8회말까지 마운드에 올랐다. 2아웃을 잘 잡고 김민성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채태인을 2루 땅볼로 처리하며 8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1회에 흔들리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불펜까지 아끼며 팀 승리에 톡톡히 공헌했다. 타선이 득점 지원까지 든든히 해준 덕분에 시즌 4승 요건을 갖추고 기분 좋게 물러날 수 있었다.
LG는 시즌 초반부터 헨리 소사 이외 외국인 투수 자리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코프렌드 퇴출이라는 과감한 결단까지 내리며 허프를 영입했고, 현재까지 결과는 좋다. LG의 상승세 뒤에는 분명 허프의 등장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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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