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진태 기자] 절호의 기회, 성적과 리빌딩.
LG 트윈스가 2016시즌 절호의 기회를 잡은 모양새다. LG는 성적과 세대교체라는 두 마리 토끼에 도전하고 있다. 올 시즌 LG는 53승 1무 57패(승률 4할8푼2리)를 기록하며 리그 6위다. 4위 SK 와이번스와 LG의 격차는 단 반 경기다. 잔여 시즌이 30경기 남짓임을 감안할 때, LG가 최근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가을야구 진출을 충분히 노릴 수 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의미가 있었다는 것이 LG에게는 중요했다. LG는 시즌을 앞두고 오랜 숙원이었던 리빌딩을 천명했다. 흔들리기도 했지만 중반기를 넘어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야수 쪽에서는 외야 경쟁이 특히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우익수 한 자리를 차지한 채은성은 올 시즌 타율 3할2푼3리 홈런 9개 타점 70개를 기록하고 있다. 채은성은 LG 리빌딩의 상징과 같은 존재다. 채은성을 시작으로 이천웅(타율 2할9푼1리)이 알을 깨뜨리기 위해 준비 중이다.
김용의와 문선재의 활약도 돋보인다. 내야에서 외야로 포지션을 옮기는 것에 대한 어려움도 있었지만, 결국 이 둘은 과제를 해결한 느낌이다. 특히 김용의는 후반기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고, 팀의 리드오프 자리를 꿰차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김용의가 1번 타순에 들어가며 자연스럽게 박용택은 중심 타순으로 옮겨졌고, 팀 타선은 시너지 효과까지 발휘하고 있다. 문선재 역시 최근 테이블세터진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쳐주고 있다.
지난 22일 LG는 2차 신인지명회의에서 단 한 명의 외야수를 선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양상문 감독은 "현재 선수단 내의 경쟁력과 함께 2군에서도 키워낼 외야 자원이 많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마운드 쪽도 만 25세의 젊은 마무리 투수를 키워낸 LG다.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임정우는 마무리 보직을 맡고 시즌을 돌입했다. 6월 고비를 맞기도 했던 임정우였지만, 시련을 이겨내고 7~8월 정상급 마무리 투수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특히 개인 첫 20세이브 고지를 밟은 임정우는 "풀타임 첫 시즌 목표는 달성했다.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이지만 힘든 척은 하지 않겠다"라고 각오를 다진 바 있다. 최근 10경기 임정우는 1승 7세이브 평균자책점 0.71을 기록하고 있다.
임정우의 앞에는 새로운 셋업맨 김지용이 돋보인다. 양 감독은 시즌 초 이동현과 유원상의 계투진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는 복안을 가졌지만, 두 선수의 부진으로 불펜 운용은 차질을 빚었다. 그러나 김지용은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며, 불펜 공백을 최소화했다.
내야진에서도 리빌딩의 기운이 나오고 있다. 코너 내야를 맡을 수 있는 자원인 양석환은 전날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쳐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시즌 많은 주목을 받았던 양석환이었지만, 후반기 체력이 떨어지며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 역시 양석환은 주전 경쟁에서 밀렸지만, 루이스 히메네스의 부상으로 기회를 받았고 제 몫을 해줬다. 최근 10경기 양석환은 타율 4할2푼4리를 기록하고 있다. 양석환은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컸다. 많이 위축이 됐었다. 그러나 지금은 편하게 생각하며 경기에 나서고 있다"라고 했다.
9연승 이후 다소 주춤했지만, LG는 또 다시 2연승을 기록하며 가을 야구를 정조준하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도 진출이지만, 그 주역들에 젊은 선수들이 중심에 있다는 점은 LG에게 있어 고무적이다. 성적과 세대교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LG의 행보다.
parkjt21@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박진태 기자 parkjt2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