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이종서 기자] "이렇게는 준비하지 않겠습니다."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이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생각보다 이른 귀국이다. 2016 리우올림픽에 출전했던 박태환은 지난 6일 자유형 400m를 시작으로 자신의 네 번째 올림픽 행보에 나섰다. 원래대로면 당일 오전에 1500m 예선을 치러야 한다. 그럼에도 박태환은 조기 귀국을 택하고 돌아왔다.
박태환은 주종목인 400m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자신의 시즌 최고 기록에도 미치지 못하는 3분45초65를 기록해 전체 10위로 예선 탈락했다. 이 종목에서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런던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한 박태환으로서는 아쉬움이 큰 성적이다. 부진은 400m 뿐만 아니었다. 이어진 200m와 100m에서도 잇따라 예선 탈락했다. 훈련 부족을 올림픽 부진으로 판단한 박태환은 단거리와 또 다르게 접근해야 할 1500m를 포기하고 돌아왔다.
13일 귀국장에서 취재진을 만난 박태환은 홀가분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성적 부진에 대해서 "복귀한 뒤 첫 무대가 리우올림픽이었다. 그만큼 경기 감각이 부족했다"고 되짚었다.
박태환은 금지약물 복용으로 지난 2014년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간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징계를 소화한 이후에는 '약물로 징계받은 선수는 3년간 국가대표 자격을 얻을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의 선발 규정에 막혀 장시간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한 채로 준비했다. 박태환은 뒤늦게 국내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고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면서 간신히 국가대표 자격을 획득했다. 그만큼 100%의 상태로 리우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아쉬움이 큰 만큼 그는 다음을 기약했다. 다만 향후 일정은 미정이다. 그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 나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나왔는데,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 다만 출전한다면 이번 올림픽처럼 준비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큰 대회가 끝난 만큼 향후 일정을 차근 차근 준비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그는 한 가지는 분명히 했다. 지금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
박태환은 "이번 대회처럼 경기에 임하고 싶지 않다. 열심히 준비한만큼 이루지 못했다. 만약 다시 올림픽이나 세계 선수권에 나간다면 빼곡하게 작은 구멍도 보이지 않게 준비를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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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