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풍향도, 풍속도 시시각각 변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에 이변도 나왔다.
12일(이하 한국시간)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이 모두 마무리 됐다. 한국의 장혜진은 결승전에서 독일의 리사 운루를 세트스코어 6-2(27-26 26-28 27-26 29-27)로 꺾고 금메달을 거머쥐며 이번 대회 2관왕을 달성했다. 기보배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하며 장혜진과 나란히 시상대에 올랐다.
한국 세 명 중 가장 먼저 고배를 마셔야 했던 건 세계 랭킹 1위인 최미선이었다. 최미선은 8강전에서 멕시코의 알레한드라 발렌시아를 만나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0-6으로 패했다. 막내지만 가장 높은 랭킹으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최미선이기에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첫 세트, 첫 발 실수가 경기를 송두리째 흔들어놨다. 최미선이 경기를 할 때 삼보드로모에는 강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최미선이 8강전 첫 화살이 닿은 곳은 노란색도, 빨간색도 아닌 파란색 원이었다. 최미선은 5점으로 8강전을 시작했다. 당황한 스무살의 사수는 좀처럼 영점을 잡지 못했고, 흔들리는 바람과 마음을 잡지 못하고 결국 승점 1점도 따지 못한 채 완패를 당했다.
리우의 얄궂은 바람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다. '바람이 분다'는 환경은 양 쪽의 선수에게 동일하게 적용됐지만, 바람이 언제, 어떻게 불 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선수들은 그저 시위를 당겼을 때 화살이 예상한대로만 가주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기보배와 장혜진의 준결승전이 열리던 때의 바람은 7m/s에 달하기도 했다. 평소라면 가운데로 수렴했을 한국 선수들의 화살들이 중구난방이었다. 이 탓에 장혜진은 첫 세트 두번째 화살을 3점에 맞추기도 했다. 올림픽 결승전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숫자다. 기보배 역시 바람 때문에 3세트 세번째 발을 6점에 쏘는 실수를 범했다.
물론 바람 때문에 졌고, 바람 때문에 이겼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바람이라는 초대받지 않은 이 얄궂은 손님은 경기의, 그리고 이번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의 최대 변수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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