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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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연상호 감독이 전하는 '부산행' 탄생스토리

기사입력 2016.08.05 12:54 / 기사수정 2016.08.05 12:54

최진실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진실 기자]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이 천만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부산행'의 메가폰을 잡은 연상호 감독은 어떻게 이 영화를 만들 수 있었을까.
 
지난 7월 20일 개봉한 '부산행'은 각종 흥행 기록을 세우며 900만 관객을 돌파해 천만 관객 동원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연상호 감독은 "단시간 안에 많은 관객 분들이 봐주셔서 놀랐다"며 "처음 기획했을 때는 좀비 영화가 잘 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들었다. 폭발적인 반응에 당황했고 분위기가 좋아서 다행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부산행'은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KTX에 탑승한 이들의 생존을 건 사투를 그린 영화다. 한국 영화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좀비 소재를 다루고 있는 영화였고 애니메이션 영화를 주로 연출한 연상호 감독의 첫 실사 영화이기에 개봉 전 '부산행'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았다. 결과는 우려가 기우였음을 입증했다.
 
"처음에는 애니메이션 '서울역'을 구상했었습니다. '지옥'이란 호러 판타지 단편을 하면서 이 맥락 안에서 할 수 있는 얘기가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좀비가 떠올랐어요. '서울역'은 원래 단편이었는데 후에 장편화됐습니다. 배급을 맡은 NEW와 이야기를 하다가 '서울역'을 실사로 한 리메이크 작품을 제안 받았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영화를 두 번 만드는 것은 좀 별로였어요. 기차를 타고 가는 이야기를 담은 짧은 시놉시스를 제시했고 NEW 측도 좋은 반응을 보여 영화화 됐습니다."
 
'부산행'은 연상호 감독이 박주석 작가와 함께 6개월 정도 사전 회의를 거친 뒤 만들게 됐다. 왜 하필 '부산행'이냐는 질문에 연상호 감독은 기차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담은 영화에서 종착역과 같은 느낌을 주는 역이 제목으로 어울릴 것 같아 '부산행'으로 제목을 정했다고 밝혔다.

 
'부산행'은 공유, 정유미, 마동석, 김의성, 안소희, 최우식, 아역 김수안까지 막강한 배우들이 모여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영화 속에서도 오롯이 제 역할을 충분히 발휘했다. 연상호 감독은 어떻게 이들을 '부산행' 열차로 불렀을까.
 
"많은 이들이 나오는 군중극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기에 다른 이미지의 배우가 많이 출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출연 배우들이 다양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들이라 재밌겠다 생각했죠. 공유 씨는 시나리오를 건넬 때 '역할이 별로 돋보이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에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공유 씨가 역할을 잘 해줬기에 한 명의 히어로 극이 아닌 군상극으로의 가치를 갖게 됐죠. 원래 정유미, 마동석 씨는 연상연하 커플이었습니다. 하지만 마동석 씨 옆에 여성스러운 배우가 들어와도 좋겠다고 생각해서 정유미 씨를 캐스팅하게 됐죠. 수안이는 '콩나물'이란 영화를 봤는데 연기를 정말 잘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역할을 꼭 수안이가 했으면 좋겠단 생각으로 아들에서 딸로 바꿨습니다. 수안이는 아역배우란 생각을 못 할 정도 였죠. 연기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묻기도 하고 성인 배우와 다른 점이 없었습니다."
 
극중 김의성의 캐릭터를 두고 '추격자'의 '제2의 개미슈퍼 아주머니'가 될 것 같다는 분노하는 관객들도 있다. 이에 연상호 감독은 오히려 김의성의 역할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김의성의 역할은 현실적인 악역이었기 때문이라고. 공유 역시도 다른 역할을 한다면 김의성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영화 초반 등장하는 좀비 소녀의 정체가 심은경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잠깐의 등장이었지만 심은경은 특수 분장과 관절 꺾기 동작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강렬한 인상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심은경은 오는 18일 개봉하는 연상호 감독의 '서울역'에 목소리 연기를 맡았기에 그의 등장이 예사롭지 않았다.
 
"심은경 씨가 맡은 역할은 상징적인 인물이라 생각했습니다. 이 캐릭터를 누가 연기해야 할까 고민했는데 심은경 씨가 마침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심은경 씨가 이 역할이 정말 좋다고 말을 해서 하게 됐습니다. '서울역'은 노숙자 사회에서 벌어지는 의미가 큰 영화인데요, 최귀화 씨가 맡은 노숙자 역할은 '서울역'에 명확하게 등장하진 않지만 등장 노숙자들 중 한 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만들게 됐습니다."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을 통해 단순히 스릴 넘치는 좀비의 이야기가 아닌 KTX 열차 안에서 다양한 캐릭터들이 극한의 상황에 대처하고 이에 맞서는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렸다. '부산행' 속에는 우리 사회의 이면과 함께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를 담기도 했다.
 
"영화 자체가 일종의 한 사회를 담고 있는 우화여야 했습니다. 때문에 다양한 연령대나 사회 구성 인물이 등장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영화 초반 노숙자를 대하는 인물들의 모습도 그렇고 사람들이 쉽게 혐오를 갖는 사회인 것 같아요. 자신과 다른 그룹이라거나 그런 다른 그룹에 대한 혐오를 갖는 사회기 때문에 이와 같은 점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연상호 감독은 첫 실사 영화 '부산행'도 성공적인 성적을 거두며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했다. 그는 휴식을 취한 뒤 새로운 영화를 계획해 이전과는 다른 스타일의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저는 영화를 만들 때 재미를 준다는 것이 관객이 본 뒤 함께 본 분과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나오는 생각을 합니다. '부산행'도 관객들이 함께 감상하고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true@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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