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구리, 조용운 기자] FC서울의 황선홍(48) 감독은 임민혁(19)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홀로 웃음을 지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설익었던 임민혁의 프로 데뷔전이 생각난 듯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황 감독은 지난 24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서 임민혁을 파격적으로 선발 출전시켰다. 임민혁은 프로 데뷔전의 무게감을 온몸으로 느꼈다. 경기 시작 6분 만에 볼처리를 잘못해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후반 26분에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까지 당했다.
다행히 프로축구연맹이 임민혁이 받은 경고와 관련해 동영상 분석으로 징계를 감면하기로 결정했지만 10명이 뛰게 된 서울은 제주에 쓰린 역전패를 당했다.
임민혁은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28일 경기도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임민혁은 "퇴장을 당하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 제주전 패배 책임이 내게 있다"고 당시의 답답함을 설명했다.
"첫 번째 경기, 첫 터치에서 실수를 해 실점을 했다"고 데뷔전을 돌아본 임민혁은 "그래도 뿌듯한 부분은 그런 실수를 일찍 하고도 휘말리지 않고 남은 시간 잘 소화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패하는 바람에 감독님과 팀에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그런 임민혁을 보며 미소 지은 황 감독은 질타하기보다 다독였다. 황 감독은 "제주전 비디오를 보니 두어번 위험한 태클을 하더라. 이것을 내가 먼저 파악하고 예방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내 실수였다"고 감싸안은 뒤 "두 번 다시 안 그러면 된다"고 임민혁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임민혁을 향한 조언을 계속됐다. 황 감독은 "나이는 상관이 없다. 유럽에서도 재능이 있으면 어린 나이에 출전한다. 본인이 위험부담을 극복해야 좋은 선수로 갈 수 있다"며 "지난 경기는 빨리 잊어버리고 다음 경기에서는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뛰었으면 한다. 앞으로 기대가 많이 되는 선수"라고 칭찬도 덧붙였다.
임민혁은 빠르면 사흘 뒤 다시 프로 무대를 밟을 수 있다. 그는 "데뷔전을 치러낸 선수로서 포항 스틸러스전에 나가게 된다면 최선을 다하겠다. 첫 경기 실수를 만회하려고 잘 준비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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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