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상진 기자] 지난 5월, 휴식기 사이 리그오브레전드에 많은 일이 일어났다. OGN에서 단독 중계되던 롤챔스가 스포티비 게임즈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사상 최초로 챌린저스 2개팀이 롤챔스로 올라왔다. 그리고 '롤챔스 여신' 조은정 아나운서가 마이크를 내려놨다.
조은정은 롤챔스의 인기만큼 높은 주목을 받았다. 데뷔 이후 롤챔스가 있는 날이면 늘 그의 이름이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화려한 시간을 보내다 일상으로 돌아간 조은정을 만났다.
조은정이 롤챔스 무대서 내려온 데는 학업의 이유가 컸다. 롤드컵 현지 인터뷰를 진행하기 위해 두차례 휴학을 선택했던 조은정에게 아나운서 하차는 언젠가 다가올 일이었다. 더는 선수와 시청자를 못 만나지만, 아나운서를 전문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이별이다.
조은정의 전공은 한국무용이다. 한국무용을 배우는 여대생과 게임을 연관 짓기는 쉬운일이 아니다. 게임을 좋아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MMORPG나 RTS 장르는 아니지만 닌텐도와 같은 콘솔 게임은 자주 즐겼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아나운서만 된다면 어떤 게임이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조은정에게 쉽지 않은 미션이 내려왔다. 바로 2주 만에 리그오브레전드 30레벨 찍기.
초보자가 달성하기란 쉽지 않았다. 리그오브레전드를 좋아하는 사촌 친척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경험치 부스터까지 구매했지만 회사가 정한 기간 내에 30레벨을 찍지 못했다. 당연히 불호령이 떨어졌고 호되게 혼난 조은정이 기댈 곳은, 모든 회사원이 그렇듯 화장실이었다.
화장실에서 감정을 가라앉힌 조은정은 선배인 권이슬 아나운서에게 전화했다. 첫 사회생활에서 혼난 터라 누군가에게 하소연 하고 싶은 그녀의 마음이었다. 정말 열심히 했는데 안 되는 걸 어떻게 하냐고 울먹인 조은정에게 권 아나운서는 한마디를 남겼다.
"은정아, 난 시말서까지 썼다." 이 이야기를 듣자 깜짝 놀라 눈물이 멈췄다. 워낙 많은 시청자에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게임 방송인 만큼 그만큼 완벽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 30레벨을 찍은 후에도 리그오브레전드에 매달린 것도 그 이유다. 게임을 하는 만큼 방송도 익숙해지는 것을 느꼈다.
2014년 하반기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롤챔스 인터뷰를 맡은 2년은 조은정에게 행복한 기간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2016년 스프링 시즌이 끝나자 졸업을 위한 고민에 빠졌다. 서머 시즌이 시작되기 직전 롤챔스 인터뷰 무대에서 하차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녀가 원하는 방송을 위해 졸업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위클리 LCK나 1박2일에 제가 나온 걸 보고 왜 롤챔스를 떠났냐며 아쉬워 하는 분들도 많았어요. 한 주에 한두 번 정도의 방송은 괜찮지만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방송과 학업을 병행할 수는 없었거든요. 1박2일은 학교를 통해 제게 출연 제의가 왔고, 학교에 대해 소개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해 응했죠. 혹시나 오해하실지 이번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 드리는데, 다른 이유보다 학업 문제로 롤챔스에서 하차했어요. 학교생활에 지장이 가지 않는 한에서는 방송 출연을 해도 괜찮다는 생각이고요. 학교를 졸업하고 기회가 된다면 다시 롤챔스에 복귀하고 싶은데, 후임을 찾았더라고요(웃음)."
마지막으로 조은정은 자신의 전공에 대해 제대로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사를 통해 제가 현대 무용 전공이라고 잘못 알려졌는데, 제 원래 전공은 한국 무용이랍니다. 이번 인터뷰 겸 화보 촬영을 위해 제가 준비한 의상도 한국 무용 의상이고요. 화보를 통해 한국 무용에 대해서도 알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장소협찬&촬영지원=스프링데이스튜디오, 헤어=장은철K스튜디오 대표, 메이크업=투비 배지혜 대표, 의상, 신발=비비드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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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재 기자 kw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