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평가가 뭐 있겠습니까?" 염경엽 감독이 신재영(27) 이야기에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시즌 전 넥센은 그저 악재만 가득했다. 중심타자였던 박병호와 유한준을 비롯해 에이스 앤디 밴헤켄, 마무리 손승락이 팀을 떠났고, 조상우, 한현희 등 불펜 출혈도 심각했다. 그러나 넥센은 10일 기준 45승 1무 36패로 3위를 달리고 있다. 2위 NC, 4위 SK와 각각 4.5경기 차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넥센의 돌풍. 염경엽 감독은 MVP로 신재영을 꼽았다.
지난 2012년 NC에 입단한 신재영은 2013년 트레이드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은 그는 17경기에 나와 10승 3패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하고 있다. 다승 2위, 평균자책점 3위의 성적이다. 아울러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는 3.538로 10개구단 투수 중에 으뜸이다.
그야말로 리그 최고의 활약을 펼친 신재영에 대해 염경엽 감독은 "전반기를 버티게 해준 힘이다. 활약도로 따지면 랭킹 1위"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패배가 적은 것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염경엽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이 부진했을 때 1선발 역할을 해줬다. 올 시즌 잘하리라 생각은 했지만, 기대 이상"이라며 "1선발 투수는 승리보다는 패가 적어야 한다. 팀이 이기는 경기를 해주는 것이 1선발인데, 그런 부분에서 신재영은 충분히 제 몫을 해줬다"고 말했다.
실제 올 시즌 넥센은 외국인 투수가 힘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도 넥센 유니폼을 입은 라이언 피어밴드는 5승 7패로 에이스 역할을 하지 못했고, 6승 5패를 올린 로버트 코엘로는 스캇 맥그레거와 교체됐다. 그만큼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 속 신재영의 활약은 넥센에 있어 소금과 같았다.
완벽한 전반기를 보냈던 만큼 감독은 신재영에게 '지금 이대로'를 강조했다. "후반기는 보너스라고 생각하고, 부담없이 해주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좀 더 좋은 모습이 나올 것 같다"고 말한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은 더 나아질 부분이 없다. 보완할 점 보다는 장점을 강화하는 쪽으로 남은 시즌을 치를 계획이다. 시즌이 끝난 뒤 본인이 생각하는 부분도 있는 만큼, 구종을 늘리는 등 마무리 훈련과 스프링캠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활약에 힘입어 신재영은 올스타전 나눔 올스타의 선발 투수 부문 투표 1위를 했다. 생애 첫 올스타전을 선발 투수로 나가게 됐다. 염경엽 감독 역시 "팬들이 뽑아준 만큼 큰 명예라고 생각한다"고 흐뭇해했다.
아울러 지금과 같은 활약을 이어가 내년 WBC 국가대표로 뽑혀 더 큰 무대에서 경험을 쌓기를 바랐다. 염 감독은 "일단 남미 선수들이 언더핸드 유형의 투수가 익숙하지 않아서 (신)재영이가 충분히 통할 수 있다. 또 굳이 선발 투수가 아니더라고 재영이는 몸이 풀리는 시간이 짧아서 롱 릴리프 등 중간 투수로도 활용할 수 있다"며 신재영의 장점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전반기 제 몫을 다한 신재영에게 염경엽 감독은 휴식 시간을 주기로 했다. 9일 NC전에 등판한 신재영은 전반기 등판 계획이 없다. 약 열흘 정도의 휴식을 주겠다는 생각. 염경엽 감독은 "한 번정도 길게 쉴 때가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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