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는 아이슬란드를 두고 "모두 공 뒤에 숨어 골문 앞에 버스 주차하듯 서있었다. 오늘 아이슬란드는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호날두의 인터뷰에 답이 있다. 아이슬란드는 분명 수비적이었지만 우승을 입에 올리는 포르투갈이라면 약체의 방어정도는 뚫었어야 했다. 그리고 상대의 반격도 침착하게 막았어야 했다. 독일과 스페인, 프랑스 등 우승후보들은 같은 문제를 어쨌든 풀어냈다.
포르투갈은 그러지 못했다. 15일(한국시간) 프랑스 생테티엔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유로2016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1-1 무승부에 머물렀다. 나니의 득점으로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 비르키르 비아르드나손에게 실점했다.
경기 기록은 일방적이었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집계한 기록에 따르면 포르투갈은 90분 동안 605개의 패스를 시도하며 70%에 가까운 점유율을 가졌다. 볼을 오래 소유한 만큼 상당수의 기회를 만들어냈고 27개의 슈팅을 퍼부으며 공세를 폈다.
공격을 풀어나가는 방식은 흥미로웠다. 마땅한 최전방 공격수가 없는 포르투갈은 측면 자원인 호날두와 나니를 최전방에 둔 4-3-1-2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확실한 최전방 스트라이커도, 분명한 역할을 지닌 윙어가 없이 공격에 가담한 선수들 5~6명이 저마다 자리를 바꿔 플레이하는 방식이었다.
호날두와 나니의 위치가 최전방이긴 했지만 측면으로 자주 빠져나갔고 그 자리는 3의 양 측면에 선 안드레 고메스와 주앙 마리우가 과감하게 침투해 공격수로 움직이면서 공간을 채워나갔다. 호날두를 비롯해 여러 선수가 문전서 절호의 득점 기회를 다양하게 만들어낸 이유다.
물론 측면 움직임에 힘을 준 전술인 만큼 아이슬란드가 후반에 보여준대로 포르투갈의 측면 빈공간을 노골적으로 파고들면 공격의 짜임새가 헐거워지는 약점은 있었다. 그래도 한동안 가짜 공격수 전술이라하면 늘상 중앙 미드필더 성향의 선수를 더해 상대 수비 틈바구니에 공격 가담 숫자를 늘리는 방식에서 속도감에 중점을 둔 흥미로운 접근이었다.
호날두의 표정에서 이날 흐름을 알 수 있다. 새로운 방식을 통해 경기를 풀어가던 전반에는 활짝 웃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니의 선제골의 리드마저 놓쳤을 때는 얼굴에 웃음이 사라졌다.
이유는 결정력이다. 화려하고 다채로운 공격이라도 방점이 찍히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27개의 슈팅을 하고도 1골에 그친 부분은 분명 문제가 있다.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왔다해도 포르투갈은 10개의 유효슈팅을 만들었다. 번번이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한 결정력이 문제였다.
믿었던 호날두도 후반 골문 바로 앞에서 놓친 헤딩 슈팅에 머리를 감싸쥐었다. 이를 포함해 총 11번 슈팅 중 8차례 상대 수비나 골키퍼에 막혔다. 호날두마저 해결하지 못하면 포르투갈의 유로2016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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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