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한화 이글스가 끝날 때까지 알 수 없는 '마약 야구'를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한화는 지난 5일 대구 삼성전에서 6-5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삼성과의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고, 최근 10경기에서 9승 1패로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불펜이 전반적으로 안정됐다. 올 시즌 한화 불펜은 평균자책점 5.67로 10개 구단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주일의 한화 구원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2.90으로 넥센(2.04)에 이어 2위다.
권혁은 최근 7경기 13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7경기 동안 세이브 3개와 1승을 거두고 있고, 심수창은 5경기에서 10⅓이닝 동안 단 2실점 밖에 하지 않으면서 평균자책점 1.74를 기록하고 있다. 정우람 역시 최근 2경기에서 5이닝을 소화했지만 1실점 밖에 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지키는 야구'가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삼성과의 3연전에서도 한화는 모두 선발 투수가 5회를 넘기지 못했지만 불펜에서 상대 타선을 틀어막으면서 한 점 차 승부를 극복하고 승리를 챙겼다.
3일 이태양이 4⅔이닝 2실점(1자책점)을 기록한 가운데 한화는 박정진(⅓이닝)-송창식(1이닝)-권혁(2이닝)-정우람(2이닝)-심수창(2이닝)이 1실점으로 탄탄하게 뒤를 막았다.
그리고 다음날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가 팔꿈치 통증으로 2⅓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가자 김재영(1이닝 1실점)-박정진(⅔이닝 무실점)-송창식(2이닝 1실점)-심수창(3이닝 1실점)이 남은 이닝을 지워갔다.
5일에는 송은범이 4이닝(4실점)만 소화한 채 마운드를 내려오자 전날 휴식을 취했던 권혁(3이닝)과 정우람(3이닝)이 마운드를 지켰다.
올 시즌 한화가 거둔 20승 중 7회까지 지고 있던 경우를 8회 동점이나 역전으로 만든 경우는 총 6차례로 이 중 4번(1무 1패) 승리를 챙겼다. 그만큼 '뒷심 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런 상승세에 김성근 감독은 지난 5일 삼성과의 3연전을 스윕승으로 마치고 "이번 3연전을 모두 1점 차로 이겼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선수들이 힘이 붙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모든 투수들이 제 역할을 해줬다"고 밝혔다.
마무리 투수 정우람도 "권혁과 송창식이 중간에서 잘 던져 우리에게도 기회가 와서 승리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자신보다 앞에서 상대 타자들을 묶어내는 동료들의 활약에 고마워했다.
어두운 단면도 존재한다. 선발 투수들이 일찍 내려간 탓에 한화 불펜 투수들이 최근 일주일간 던진 투구수는 521개로 10개 구단 중 최다다. 이 부문 최소를 기록하고 있는 두산(190개)과는 약 2.7배 많다. 불펜 과부하가 염려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한화는 6일 선발 투수 로저스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선발에 구멍이 생긴 만큼, 불펜 투수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한화가 적절한 체력 안배 속 불펜 투수들이 '지키는 야구'를 해낸다면 반전을 꿈꿔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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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