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4번 타자, 개인적으로 꿈 꿔왔다."
올 시즌 선두 질주 중인 두산 베어스에 새로운 4번 타자가 등장했다. 22경기에서 10홈런을 쳐내며 무시무시한 괴력을 과시하고 있는 김재환(28)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08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에 지명을 받아 팀에 합류해 매 해 가능성을 기대받았지만 알을 깨뜨리지 못한 그가 2016시즌 엄청난 임팩트를 그라운드에 쏟아내고 있다. 특히 김재환은 지난 10일 SK전 역전 홈런과 쐐기포를 동시에 터뜨리며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멀티포에 힘입은 그는 시즌 초반이지만 홈런 부문 공동 선두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이튿날 더그아웃에서 만난 김재환은 "기분이 정말 좋다"라며 "눈에 보이는 기록이 연연하지 않고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홈런을 많이 쳐본 적이 없다.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게끔 하는 게 목표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홈런 10개와 함께 0.910의 장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김재환은 "투수와의 승부에 집중하며 고민을 적게하는 마음가짐의 변화와 함께 타격 포인트를 앞에다 두고 치는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작년에는 모든 것이 부담으로 다가왔는데 올해는 경쟁보다 내 것만 해내자는 생각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4번 타순을 도맡었던 오재일이 공백을 메우고 있는 김재환은 "4번 타순이 좋다"라며 "개인적으로 꿈 꿔왔던 자리다. 작년에도 몇 차례 타석에 들어섰지만 어려웠다. 지금은 다른 타순과 똑같다는 생각으로 4번 타순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지명타자가 아닌 수비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김재환은 "아직 제가 지명 타자를 하기에는 이른 나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수비 위치가 있었으면 좋겠다. 연습에 매진해 인정을 받고 싶다"고 했다.
김태형 감독과 동료들의 믿음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김재환은 올 시즌 풀타임 선수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취재진과의 인터뷰 도중 두산의 주장 김재호는 "우리 팀 4번 타자 쉬게 좀 해달라. 4번 타자 없으면 우리 못 이긴다"라며 주위를 웃음 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이에 김재환은 환하게 미소지으며 "팀 동료들이 정말 잘해준다"라며 "덩달아 나도 신이 나서 그라운드에서 재밌게 플레이하고 있다. 심적으로 편하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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