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선우 기자] '기억'은 마지막 1분까지도 빈틈이 없었다. 이대로 '갓성민'을 떠나 보내기에는 꽤나 아쉬운 퇴장이다.
지난 7일 tvN '기억' 마지막회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성민(박태석 역)이 알츠하이머로 인한 고통 속에서도 끝내 15년 전 희망슈퍼 살인사건 진범을 밝혀내며 마무리가 됐다.
'기억'은 알츠하이머를 선고받은 로펌 변호사 박태석이 남은 인생을 걸고 펼치는 마지막 변론기이자, 기억을 잃어가면서도 끝내 지키고 싶은 삶의 소중한 가치와 가족애를 그린 드라마다.
즉, 이성민이 전적으로 작품을 끌고가는 매우 큰 역할을 지녔던 셈이다. 출연했던 작품마다 '미친 존재감'을 드러내며 각인시킨 그는 '미생' 속 오차장에 이어 '기억'에서 박변호사로 또 한번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기억'은 70여 분씩 16회, 총 1120분의 시간동안 이성민의 연기력으로 가득찼다. 가히 '갓성민'이라 불릴만큼 더할나위 없이 완벽했다. 이성민이 연기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변호사 박태석은 결코 쉽지 않은 캐릭터였지만 담담하게 풀어나갔다.
박태석은 일을 할때면 냉철함을 지녔지만 가족에게는 한없이 따뜻했다. 특히 지난 15회에서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생방송에서 자신의 알츠하이머를 고백한 장면이나 16회에서 기억을 점점 잃어가면서도 진실의 끈을 놓지 않는 장면 등에서는 대체불가 명품연기로 안방극장을 수놓았다.
그는 극중에서 알츠하이머 병과 진실을 위해 악과 싸워가면서도 결코 큰 소리를 내지 않았다.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극을 휘어잡았다. 이성민 뿐만 아니라 김지수, 이기우 등도 기존의 이미지와는 색다른 캐릭터로 연기 변신에 성공하며 연기 구멍없는 작품임을 입증했다.
대본과 연출도 탄탄했다. 이미 '부활', '마왕'을 통해 함께 호흡했던 박찬홍 감독과 김지우 작가의 의기투합은 이번에도 옳았다. 특히 기존에는 '복수'를 주요 소재로 했던 것과 다르게 이번에는 가족에 대한 사랑 등도 그려내며 '휴머니즘'까지 더했다.
또한 변호사, 알츠하이머, 재벌 등 쉽게 진부해질 수 있는 '클리셰' 요소를 가지고도 그들만의 시각으로 새롭게 그려냈다. 이에 시청률이라는 성적표 면에서는 2~3%대의 시청률을 웃돌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웰메이드작'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할 수 없었다.
'기억'은 '막장 드라마'가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중심을 잃지 않은 '착한 드라마'였다. 알츠하이머로 기억은 잃었지만 끝까지 진실과 사랑을 잊지 않았던 극중 이성민처럼, 시청자의 뇌리 속에서도 '기억'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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