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강)정호야. 내 선물 잊지 않고 있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경기전 훈련을 마친 KIA 타이거즈의 내야수 서동욱(32)이 벤치 위에 글러브와 모자를 내려놨다. 그런데 글러브에는 '4번 서동욱'이 아닌, 16번 그리고 영문으로 강정호의 이름이 새겨져있었다.
서동욱에게 이유를 물었다. 그는 웃으며 "강정호가 내 글러브를 가지고 갔다"고 설명했다. 작년인 2015년 1월의 일이다. 그때 강정호는 피츠버그 팀에 처음 합류하기 전,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 친정팀인 넥센과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서동욱은 당시 넥센 소속으로 강정호와 팀 동료였다.
서동욱은 "정호가 그때 내 글러브를 한번 써보더니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그리고 내 글러브를 자기가 가져가고 본인의 것을 내게 줬다. 지금 메이저리그에서 정호가 쓰고 있는 글러브가 바로 내 글러브"라고 말했다. 강정호가 일본의 스포츠 전문 브랜드 'M'사 제품인 서동욱의 글러브를 끼고 빅리그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셈이다.
대신 서동욱도 강정호의 이름이 새겨진 글러브를 잘 쓰고 있다. 내야와 외야를 가리지 않는 '만능맨' 답게 글러브 부자인 그는 평소 4개의 글러브를 가지고 다닌다.
다만 한가지 당부가 덧붙었다. 서동욱은 "정호가 쓰고 있는 내 글러브가 굉장히 좋은 글러브다. 가격이 비싸다기보다 길이 잘들여져있고, 사용감이 대단히 좋다"면서 "정호가 내 글러브를 쓰는 대신 나한테 선물을 사주기로 했는데 잊어버렸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그리고는 "정호에게 내 선물을 절대 잊지 말라고, 미국에서 잘하고 있으니 약속을 지키라는 말을 꼭 전해달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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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