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구리, 조용운 기자] FC서울의 최용수(43) 감독이 K리그서 힘겨워하는 절친 최진철(45) 감독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최용수 감독과 최진철 감독은 90학번 동기로 프로와 대표팀 생활을 함께한 사이다. 지난해 12월 포항 사령탑에 오른 최진철 감독은 가장 이기고 싶은 상대로 서울을 꼽았다. 당시 최진철 감독은 "친구인 최용수 감독에게는 지고 싶지 않다. 조용히 눌러줄 것"이라고 경쟁의식을 불태우기도 했다.
최진철 감독의 패기와 달리 현재 포항은 힘겨운 행보를 보여준다. 겨우내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전력 약화가 불가피했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손준호와 황지수마저 부상을 당해 베스트를 꾸리는 것조차 버거운 상황이다. 자연스레 성적이 떨어지면서 팬들의 불만소리도 커지고 있다.
동기의 어려움에 6일 구리챔피언스파크서 취재진을 만난 최용수 감독은 "최진철 감독은 대표팀 감독 출신에 뛰어난 내공을 인정받아 포항을 지도하고 있다. 포항은 한국축구의 역사이자 최고 구단인 만큼 걸맞는 감독을 선임했다"며 "초반 광저우 헝다 원정경기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던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더 좋은 축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선수들 구성도 나쁘지 않다"고 응원했다.
힘을 전달한 최용수 감독이지만 공교롭게 오는 8월 최진철 감독의 포항을 상대로 대기록에 도전한다. 현재 최용수 감독은 K리그 통산 99승 49무 43패를 기록하며 100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만약 서울이 포항을 잡는다면 최용수 감독은 지난 2011년 황보관 전 감독의 사퇴로 감독대행을 맡아 서울을 지도하기 시작해 5년 만에 100승을 달성한다. 최용수 감독은 100승 얘기에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놀랍다"며 "선수들이 99승까지 해준 점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슈퍼매치 무승부로 한 차례 100승을 미뤘던 최용수 감독은 주중에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도 패하면서 팀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았다. 자칫 포항전까지 무승이 이어지면 아홉수 징크스에 시달릴 수도 있다.
"미신을 크게 믿지 않는다"고 운을 뗀 최 감독은 "그래도 징크스가 길게 갈까 걱정이다. 팀적으로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이겨내기 위해 "선수들이 더 집중해야 한다. 시즌 초반 좋은 분위기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개인기록을 크게 생각하지 말고 더 뛰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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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