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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이제훈 "나는 대중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는 사람"

기사입력 2016.05.12 19:25 / 기사수정 2016.05.12 19:30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기다리던 스크린 컴백이었다. 2014년 7월 전역 후 첫 영화인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감독 조성희)로 돌아온 이제훈이 색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을 마주하고 있다.

5월 4일 개봉한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은 악당보다 더 악명 높은 탐정 홍길동이 잃어버린 20년 전 기억 속 원수를 찾아 복수하기 위해 나섰다가 거대 조직 광은회의 음모를 마주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제훈은 비상한 두뇌로 사건 해결 성공률 99%를 자랑하는 탐정 홍길동으로 등장한다. 선과 악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이제훈의 매력이 십분 발휘된 캐릭터다.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이제훈은 "감독님을 믿고 이 작품을 택하고, 또 홍길동을 만나길 잘했다"고 미소를 보였다.

이제훈의 얘기처럼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은 '늑대소년'(2012)을 통해 감각적인 연출, 독특한 미장센으로 주목받은 조성희 감독의 차기작으로 많은 관심을 모아온 작품이다.

완성된 영화를 만나고 아쉬움이 제일 컸다는 이제훈은 "이런 색감과 미장센을 가진 작품이 이것 하나로만 마무리가 되는게 관객 입장에선 많이 아쉬웠다"며 "저는 차처하고라도, 다른 캐릭터들을 후속편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제훈이 '신선하다'는 표현을 계속해서 반복했을 만큼, 그에게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은 무척이나 새롭게 다가왔다.

이제훈은 "보통 히어로라고 하면 굉장히 매력적이고, 정의감이 있는 선한 인물이지 않나. 어떤 악의 무리들로부터 사람들을 구해야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고, 싸움도 잘 한다. 액션도 능수능란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홍길동은 그것과는 정반대다"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우려했던 점도 있었다. "신념도 정의감도 없는 홍길동이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20년 동안 한 사람을 찾아다니다 남겨진 손녀 두 명을 만나며 소통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 홍길동의 원래 생각은 '내가 느꼈던 고통을 똑같이 맛보게 해 주겠다'는 잔인한 면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과연 관객들이 동의해줄까에 대한 걱정이 들더라"는 것이었다.

원수 김병덕(박근형 분)의 손녀 동이(노정의)와 말순(김하나)을 만나 조금씩 변해가는 홍길동이 보여주는 감정의 변화 역시 이제훈에게는 어디서도 겪지 못했던 생소한 느낌이었다.



이제훈은 "극장의 큰 스크린으로 이걸 정말 그대로 느껴야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이내 "'관객 분들도 이런 새로운 부분에 대한 갈증이 있지는 않으셨을까'하는 생각이 있었다. 한국 영화에도 이런 작품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했었는데, 그런 작품의 홍길동 역할을 제가 하게 돼 좋은 기분 한편에 부담감도 있다. 이 영화에 분명히 존재하는 재미있는 부분들이 있고, 또 관객 분들도 즐거움을 안고 극장에서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보니 저를 믿고 오시라"며 유쾌한 작품 홍보로 웃음을 안겼다.

이어 이제훈은 "이런 작품을 보고 또 꿈을 꾸게 되는 사람들이 있을 것 아닌가.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이 그런 영향을 줄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깊은 속내를 함께 전했다.

전역 후 연기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졌기에 작품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된 그다. 이제훈은 "제가 좋아서 연기를 하는 것이지만, 저는 시청자가 봐줘야 존재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담담하게 털어놓으며 "(저를 향한 여러 반응을) 겸허히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고, 피드백도 많이 받고 싶다. 전 아직도 스스로가 많이 부족하고 노력해야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앞으로 어떻게 연기를 해나갈지 계속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이 더 특별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훈은 "극장에 오는 건 자기 돈과 시간을 할애해서 오는 것이 아닌가. 제게는 그게 굉장히 감사한 일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관객 분들이 극장에 돈을 지불하고 영화를 보는 시간이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또 그런 기쁨을 선사하고 싶은 마음이 큰 거다"라고 자신을 향한 많은 이야기, 시선을 넓게 바라보고 있음을 얘기했다.



그동안 이제훈은 2011년 독립영화 '파수꾼'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발을 넓혀오며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는 배우로 자리매김해왔다. 때문에 독립영화를 통해 주목받고, 이후 상업영화까지 성공적으로 안착한 대표적인 배우로 항상 손꼽히기도 한다.

자신을 향한 칭찬에 수줍은 미소를 보이며 손을 내젓던 이제훈은 "독립영화를 통해 대중과 영화 관계자들이 저를 좋게 봐주셨고, 그래서 '고지전'(2011)도 찍을 수 있게 됐다. 그게 제게는 큰 발판이었다. 지금도 독립영화를 통해서 너무나 좋은 신예 분들이 나오시는데, 그 부분이 정말 반갑더라.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제가 어떤 영향을 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 앞으로도 계속 잘 나아가야 되는 것 같다"고 진지하게 말을 이어간 그는 "'독립영화에 나왔던 사람인데 이제는 잘 안 나오네?' 이런 얘기를 듣는 건 좋지 못한 선례를 남기는 게 될 수 있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꾸준하게 작품을 잘해나간다는 모습을 지켜나가고 싶다. 개인적으로도 독립영화를 했던 입장에서 저는 앞으로도 (독립영화를) 하고 싶고 또 그런 작품을 찾고 있다. 한국영화가 발전하는 데 있어 그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고, 또 밑거름이 된다고 본다. 좋은 배우들과 발견하지 못한 원석들이 있으니 관객 분들도 다양한 작품을 외면하지 마시고 관심 있게 지켜봐주셨으면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여전히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짚은 이제훈은 "이성과 감성을 모두 넘나들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소망과 함께 하루하루 더 나아가야 할 앞으로를 향한 의지를 다졌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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