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지금 한화 이글스에는 이 분위기를 끊어줄 '난세의 영웅'이 필요하다. 그 영웅이 선발 투수라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13일 경기까지 한화의 올 시즌 성적은 2승 8패. 아무리 시즌 초반이라고 해도 유력한 5강 진출 후보로 꼽혔던 것을 감안하면 기대치에 못미치는 성적이다. 줄곧 10위에 머물러있는 한화는 중상위권 팀들이 5~6할 승률을 전후로 엎치락뒤치락 하는 사이에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용규 복귀로 좀 더 힘을 받을거라 예상했던 두산 2연전도 결과가 좋지 않다. 힘은 힘대로 쓰고 2경기를 모두 내줬다.
재미있는 사실은, 한화와 두산이 2경기 모두 똑같은 갯수의 팀 안타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과가 달랐다. 1차전에서 나란히 9개의 안타를 기록했지만 두산이 8-2로 승리했고, 2차전 역시 팀 안타 15개로 같았으나 스코어는 7-3 두산의 승리였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한화는 14일 두산과의 3차전 선발 투수로 김용주를 예고했다. '고육지책'이다. 김용주의 선발 등판은 이번이 올 시즌 처음이다. 지난 2일 1군 엔트리에 등록돼 구원 투수로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다음날 다시 말소됐던 김용주는 시즌 첫 선발 등판을 앞두고 있다.
스프링캠프때부터 기대를 모았던 대졸 신인 김재영의 부진이 김용주에게 다시 기회를 준 셈이다. 시범 경기를 거쳐 꾸준히 좋은 페이스를 유지했던 김재영은 시즌 개막 후에도 2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했다. 그러나 최대 단점인 제구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 2경기 모두 1⅔이닝만에 강판되고 말았다. 9일 NC전과 12일 두산전에서 선발이 아닌 중간 계투로 두차례 등판했으나 이번에도 ⅓이닝, 1이닝을 책임지는 과정에 꼬박꼬박 실점이 나왔다. 결국 한화는 김재영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한화의 선발 고민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마에스트리가 안정감을 보여준 것이 위안거리지만, 김재영의 2군행으로 선발 룰렛을 다시 돌려야 한다는 사실이 현재의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든다. 만약 앞으로도 지금처럼 거의 매 경기 선발 투수가 조기 강판된다면, 여파와 하중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김용주는 위기에 놓인 팀을 뭍으로 끌어올릴 비기를 가지고 있을까.
NYR@xportsnews.com/사진=엑스포츠뉴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