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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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이 이야기] 야구장 사람들

기사입력 2007.03.26 19:12 / 기사수정 2007.03.26 19:12

박종규 기자
[엑스포츠뉴스 = 박종규 기자] 프로야구는 월요일을 제외한 주 6연전을 기초로 한다. 매일오후 잠실구장으로 출근하면 매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프로야구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 각양각색의 관중들의 모습을 소개한다. 2호선 종합운동장 전철역에서부터 시작해 그라운드에 이르기까지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을 쭉 훑어보자.

개찰구를 통과해 출구계단으로 향하면 이런 소리가 들린다. "김밥 천원~" 바로 김밥 할머니들이다. 출구로 나가기 전의 상권을 확보하는 블루오션 전략이 아닌가. 경기가 끝나고 다시 그곳을 지나면 "김밥 오백원~" 이란 소리로 바뀌어 들린다.

간혹 좋은자리 있다며 티켓을 내미는 암표상들도 더러 있다. 중요한 경기일 수록 그들은 일찍 자리를 잡는다. 그 유혹을 뿌리치고 출구를 지나면 다양한 먹거리가 즐비하다. 



관계자들에게만 개방된 중앙출입구. 그곳에서는 야구장의 치안을 담당하는 두분을 만날 수 있다. 한분은 언제나 온화한 미소로 맞아주시고, 다른 한분은 한 대 쥐어박으며 나름대로의 반가움을 표현하신다. 건장한 체격의 야구장 경호업체 직원도 당당히 서있다.

앞서 소개했듯이 그라운드 부근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다. '맛있게 드세요' 라며 친절함을 발휘하는 식당 영양사, 항상 진지한 표정의 KBO 관계자, 여유로운 의무실 (응급구조사)터줏대감님. 그리고 경기 후, 수거한 파울볼들의 유출을 막으려는 구단 관계자 등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경기 중 의자(볼보이용 낚시의자)에 앉아있을 때에는 여러사람이 다가온다. 그중 가장 많이 마주치는 사람은 꼬마아이들. 그물 너머에서 "아저씨 공하나만 주세요~" 라며 애처로운 표정을 짓는다. 대부분 대답을 안해주면 포기하고 돌아가지만, 포기하지 않는 꼬마들에겐 "나 아저씨 아니에요" 라고 대답한다. 그렇다. 20대 젊은나이에 아저씨 소리 듣기는 싫었던 것이다. "형아, 공 하나만~" 이라며 받기를 확신하는 그 꼬마. 하지만 "내꺼 아니에요~" 라고 대답해 순순히 물러가게 만든다. 

분명 볼보이의 것은 아니다. 구단 소유의 공이기 때문이다. 맘대로 공을 주었다간 구단 관계자에게 혼난다. 

꼬마아이들만 공달라고 조르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의 부모님들도 다가온다. "우리 아들 공 하나주면 안될까?" , "지방에서 왔는데 애들한테 공하나 주고 싶어요" 라는 그분들. 이때는 정중하게 볼보이의 근무수칙을 알려드려야 한다. 그러면 이해하고 돌아가신다. 

파울볼을 잡아 다시 볼보이 위치로 돌아갈 때도 여러 관중들이 부르짖는다. 메이저리그를 너무 많이 본 모양이다. 한국 프로야구는 홈팀에서 시합구를 제공하기 때문에 엄연히 구단소유의 재산이다.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경기 후에도 많은 관중들이 따라붙는다. 이제 경기 끝났으니 공이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거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볼보이는 구단 관계자에게로 뛰어가 수거한 파울볼들을 반납한다.

이렇듯 야구장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모두 프로야구를 위해서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있기에 한국야구는 살아 숨쉬게 될 것이다.



박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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