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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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분석] '엘 클라시코' 베니테스의 악몽, 지단이 지웠다

기사입력 2016.04.03 06:42 / 기사수정 2016.04.03 08:07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확실히 축구는 감독 놀음이다. 사령탑의 지휘에 따라 그라운드에서 그려지는 그림이 180도 달라진다. 4개월 전 엘 클라시코 더비서 악몽 같은 패배를 당했던 레알 마드리드가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복수에 성공했다.   

시즌 두 번째 엘 클라시코의 주인공은 레알 마드리드였다. 3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FC바르셀로나를 상대한 레알 마드리드의 색깔은 분명했다. 안정적으로 지키는 것이 먼저였고 발톱을 드러내는 승부처는 철저하게 경기 종반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엘 클라시코가 준 교훈이었다. 지네딘 지단 감독은 경기 하루 전 "0-4로 패했던 엘 클라시코를 다시 돌려봤다"는 말로 앞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분석을 끝냈음을 암시했다. 당시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 체제서 레알 마드리드의 문제점은 헐거움이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수비와 공격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해줄 선수가 전무했다. 그러다보니 공간을 활용하는데 탁월한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물만난 고기처럼 움직였고 레알 마드리드는 자연스레 패배로 이어졌다.

이를 확인한 지단 감독은 카세미루 카드를 꺼냈다. 엘 클라시코를 앞두고 출전시간을 이유로 불만을 쏟아낸 하메스 로드리게스와 이스코로 인해 흔들릴 만도 한데 지단 감독의 선택은 단호했다. 

카세미루도 감독의 요구에 완벽하게 응답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경기에 임한 카세미루는 바르셀로나가 공략할 공간을 완벽하게 장악했고 상대의 패스 줄기도 과감하게 차단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때로는 볼을 잡은 선수를 끈질기게 압박해 볼을 탈취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면서 진공청소기의 면모를 과시했다.



더불어 지단 감독은 최전방 BBC(베일-벤제마-호날두)에게도 수비 주문을 내렸다. 그동안 BBC는 수비에 있어 헌신하는 정도가 부족했지만 이날 베일은 다니엘 카르바할이 할 역할이 없을 만큼 많이 뛰며 수비에 가담했다. 호날두도 전반 호르디 알바의 오버래핑에 맞춰 페널티박스까지 내려가 수비하기도 했다. 

지단 감독의 힘은 실점 이후 나타났다. 계획했던 지키는 수가 후반 11분 만에 틀어졌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여전히 무게중심을 뒤에 두면서도 침착한 운영으로 상대가 힘이 빠질 종반을 노렸다. 특히 바르셀로나가 이반 라키티치를 빼고 아르다 투란을 투입하면서 공수 밸런스가 무너진 것을 확인한 순간 내린 헤세 로드리게스 카드는 종료 10분을 남기고 속도와 체력에서 확실하게 흐름을 가져오는 한수로 이어졌다. 

지단 감독은 한동안 사라졌던 레알 마드리드의 짜임새 있는 색깔을 되찾아냈다. 흡사 조제 무리뉴 감독 시절의 탄탄함이 90분 동안 엿보였고 이를 통해 엘 클라시코를 가져오는 성과를 냈다. 경기를 마친 지단 감독은 "모든 선수가 승리를 위해 하나로 뭉치는 것을 확인했다. 오늘 승리는 감독으로 맛본 최고의 순간"이라고 기쁨을 숨기지 못했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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