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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고척돔 '일단 만족'…남은 과제는 뚜렷

기사입력 2016.03.16 06:00 / 기사수정 2016.03.16 11:07

박진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팬들의 품으로 돌아온 고척돔, 문제점도 있었다.

지난해 9월 15일, 총 사업비 1948억 원 들여 약 7년 만에 완공된 고척스카이돔은 대한민국 최초의 돔구장이라는 상징성은 충분했지만, 곳곳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일명 '기저귀 좌석'이라고 불렸던 긴 관중석과 관람을 위한 시야에 방해를 줬던 난간, 지하에 있는 불펜, 선수단의 안전 문제로 지적됐던 지붕 없는 더그아웃이 대표적이었다.

프리미어 12를 앞두고 열렸던 쿠바와의 슈퍼시리즈 이후 고척돔은 전면적인 보수 공사에 들어갔고, 지난 15일 넥센과 SK의 프로야구 시범경기에 맞춰 공식 개장했다.

■ 바뀐 고척돔, 선수와 팬 "일단은 만족"

일단 지적됐던 문제점은 해결이 됐다. 이동이 자유롭지 못했던 긴 관중석은 중간중간 통로를 설치하며 관중들의 편의를 보장했다. 이 과정에서 관중석은 2000여 석(기존 1만 8000석)이 줄었다. 또한 경기 관람의 방해를 줬던 난간은 시야를 가리지 않기 위해 가로방식의 와이어로 교체했고, 내야 그물망도 8m(기존 3.5m)로 올렸다.

선수단의 안전으로 지적됐던 더그아웃의 보호천장은 설치됐다. 지하 불펜에서 그라운드로 이동하는 계단도 양 측에 모두 손잡이을 달았고, 미끄럼 방지를 위해 계단 바닥의 재질도 교체했다.

고척돔을 홈으로 사용하게 된 염경엽 감독은 "휴식할 수 있는 공간과 편의시설이 늘어났다는 것에 선수단 모두 반기고 있다"며 "내야의 흙도 잘 다져져 경기를 펼치기에 최적의 장소다"라고 이야기했다. 주장 서건창 역시 "라커룸이 훨씬 넓어졌고, (보수 공사에서) 선수단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를 찾아준 팬들도 달라진 고척돔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고척돔 내야에서 경기를 관람한 김준영 씨는 "바뀐 점들이 눈에 띈다"며 "문제가 됐던 긴 좌석과 더그아웃 지붕 등이 개선이 됐다. 앞으로도 계속 바뀌어 나갈 것 같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또 다른 팬인 박좌영 씨는 "목동야구장을 사용했을 때는 편의시설이 턱 없이 부족했었다"며 "고척돔은 관중들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들이 많아졌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많은 관심 속에 공식 개장을 맞이한 고척돔은 15일 시범경기에는 주중 최다 관중인 3518명의 팬들이 운집했다. 바뀐 고척돔만큼이나 선수단과 팬들도 설렘과 기대감이 가득했다.

■ 만족은 금물, 개선점 여전히 많다

그럼에도 문제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경기 시작 전 양 팀 감독은 입을 모아 "내야 뜬공에 조심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SK의 김용희 감독은 상당 시간을 수비 훈련에 할애하며 선수들의 적응을 도왔다.

고척돔의 지붕은 회색 빛 천과 철제 구조물로 되어있어 뜬공이 나왔을 때 선수들이 공을 잃는 현상이 나왔다. 이날 경기에서도 야수들은 내야와 외야를 가리지 않고 뜬공 처리에 애를 먹으며 실수를 했다.

경기를 마치고 양 팀 선수들은 한결같이 수비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이명기(SK)는 "외야 플라이 떴을 때 기존 구장처럼 타구를 보지 않고 예상 낙구 지점에 도달했는데 공이 시야에서 사라졌다"고 이야기했다. 고종욱(넥센)도 "연습 때와 달리 조명 때문에 공을 찾기 어려웠다"며 "공이 낙하할 때 회색 천장 때문에 헷갈렸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메이저리그 전문가 송재우 해설위원은 "템파베이의 홈구장 트로피카나 필드도 밀폐형 돔구장이며 천장 역시 흰색 계통이다"라며 "초반에는 선수들이 뜬공 처리에 고전을 했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익숙해졌다. 경험 상의 문제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그는 "올 시즌을 치르면서 고척돔 천장이 지속적으로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면 문제가 될 것이다. 이와 함께 (고척돔의) 외야 조명이 어둡다는 점은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는데 어려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 새단장을 한 고척돔이지만 불만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고척돔 규모에 어울리지 않는 가로 22.40m 세로 7.68m의 전광판은 팬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1루 쪽 내야석에서 관람을 하던 김재현 씨는 "전광판이 너무 작다"며 "제대로 보이지 않아 불편하다"라고 이야기했다. 또 다른 팬인 김수정 씨는 "전광판이 조금 번져보이는 느낌이다"라고 불편함을 제기했다.

4개월 만에 팬들의 품으로 돌아온 고척돔은 현장과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다. 그러나 문제점은 여전히 있었다. 고척돔이 이름만 돔구장이라는 비아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parkjt21@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진태 기자 parkjt2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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