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는 도올' 김용옥 "이세돌·알파고 대국 이면에는…"

[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도올 김용옥이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에서 다양한 의미를 찾았다. 

지난 11일 진행된 JTBC '차이나는 도올' 녹화에서 김용옥은 바둑기사 이세돌과 구글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의 대국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이 사건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많다"며 "인간의 노력으로 쌓아 올린 문명·문화 세계에 관한 굉장한 문제가 발생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대국에서 크게 다섯 가지 정도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무한하다고 믿었던 바둑의 수가 한정 되어 있으며,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은 바둑으로 볼 수 없다는 것. 또한 이번 빅이벤트 뒤에 숨은 진짜 의도를 파악해야하며, 결코 알파고와 같은  뛰어난 기술도 인간의 문명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선 도올은 "바둑이 무한에 가깝다는 것은 인간의 감정까지 고려했을 때의 얘기"라며, "기계적으로 보자면 바둑의 수는 한정되어 있다. 엄청나게 많은 수가 있지만, 결국은 유한적인 것. 유한의 세계에서는 계산 능력이 뛰어난 기계가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평했다. 

그는 바둑은 수와 수 사이에 인간이 갖고 있는 감정까지 모두 포함돼야 진정한 의미의 바둑임을 설명하며 "바둑은 근본적으로 인간과 인간이 마주앉아 둬야 바둑이다. 인간과 인간이 호흡하면서 실수도 오가고, 감정도 오가야 진짜 바둑 인 것. 따라서 기계와 인간이 경쟁하는 것은 바둑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근본적으로 인간과 기계가 마주앉아 바둑을 둬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에 대해 "우리는 이번 이벤트를 대하며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인간의 노력에 의해서 이룩하는 모든 것들을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있다. 더 낫다'라는 주장을 마주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이벤트의 이면에는 일종의 '정보사회의 제국주의'가 숨어있다"고 주장했다.

도올은 알파고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인간의 가치와는 선을 그었다. 그는 "알파고는 여태까지 최고수의 기사들이 범접치 못했던 세계에 접근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기계와 인간이 대결해서 '진다, 이긴다'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 영역은 우리 인간 스스로 확보해야 한다. 인간 문명을 가지고 놀고 싶어서 벌이는 장난에 근본적으로 당하면 안 된다"라고 못박았다. 그는 인공지능도 인간이 만든 것으로, 인간의 판단 능력을 따라왔다고 해도 새로운 인격체가 아니라고 설명하며 "인간이 만든 산물일 뿐, 실체가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도올은 "바둑이란, 인간과 인간이 교감하며 두는 것이다. 이건 기계가 할 수 없다. 앞으로 사방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프로그램 나올 것이다. 그래서 또 바둑 프로그램이 개발 된다면 기계들끼리 수 경쟁을 하면 된다"며 "이것은 바둑판에서 독특한 정보 교환의 방식일 뿐, 인간의 모든 걸 대신할 수 없다. 결코 알파고가 이세돌을 대신할 수 있는 게 아니란 말이다. 전혀 차원이 다른 것"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한편 '차이나는 도올'은 매주 일요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JTBC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