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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초점] '베이비시터' 불륜 논란에도 화두 던졌다

기사입력 2016.03.15 14:43 / 기사수정 2016.03.15 15:06

한인구 기자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KBS 2TV '베이비시터'가 불륜을 다루자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향후 KBS 드라마의 변화를 기대할 만한 부분도 엿보였다.

14일 첫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베이비시터'에서는 천은주(조여정 분) 유상원(김민준) 부부의 집에 장석류(신윤주)가 베이비시터로 들어와 유상원을 유혹했다. 천은주는 남편 등을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베이비시터'는 젊은 여성이 화목한 가정의 남편과 사랑에 빠진다는 구성에 그의 아내가 살인자로 설정된 스릴러 드라마다. '불륜'이라는 소재를 극으로 끌고 들어오면서도 인물의 관계 설정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연출했다.

'불륜'과 '살인'이라는 키워드는 드라마는 물론 영화 작품에서 자주 등장해왔다. 남녀의 사랑이 결혼 제도와 맞부딪히면서 겪는 인물의 갈등은 보는 이들의 흥미를 끌 주요한 요소였기 때문이다.

'베이비시터'에서는 이러한 불륜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장석류가 의도적으로 유상원 앞에서 표영균(이승준)과 통화하면서 그의 마음을 뒤흔들고, 갈등하는 유상원의 몸을 끌어당겨 먼저 입술을 맞추는 장면 등이었다.

시청자들은 '남편'이 '베이비시터'에게 매혹되는 순간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행복한 가정을 파멸로 이끄는 두 사람의 관계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장석류를 연기한 신윤주의 연기력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베이비시터' 제작진은 불륜을 아름답게 그리지 않았다. 장석류의 실수와 우연을 가장한 접근에 초점을 맞췄다. 두 사람의 관계를 포장하는 것보단 유혹에 흔들리는 본능적인 움직임에 집중했다.

앞서 제작진은 벽 하나를 두고 천은주·유상원의 화목한 모습과 그들의 아이를 돌보는 장석류를 한 앵글에 담았다.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베이비시터'가 향후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의도였다.

유상원이 장석류의 지적인 매력에 빠지는 표정을 천은주가 거울을 통해 우연히 본 장면, 장석류가 표영균과 통화할 때 유상원이 어쩔 줄 모르는 얼굴이 한 화면에 담긴 편집은 인물들의 세세한 감정을 잘 짚어냈다.

'베이비시터'가 다루기 까다로운 '불륜'을 선택한 것은 지상파 드라마의 과감한 시도로 볼 수 있다. JTBC '밀회', tvN '일리있는 사랑' 등 케이블·종편에서는 그동안 불륜을 다룬 드라마를 제작해왔다. '불륜'보다는 소재를 풀어가는 방법이 중요한 것이다.

4부작 단막드라마인 '베이비시터'는 전작 '무림학교'와 후속작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다리 역할을 하는 작품이다. 동시에 '다양성 부족' 지적을 받고 있는 지상파 드라마의 변화와 시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in999@xportsnews.com / 사진 = ⓒ KBS 2TV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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