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광주, 나유리 기자] 무려 1741일이 걸렸다. 곽정철(30,KIA)이 돌아왔다.
곽정철은 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6 KBO리그 시범경기 LG 트윈스와의 맞대결에서 팀의 두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4회초 2사 주자 만루 위기에서 선발 김윤동에 이어 두번째 투수로 등판해 LG의 3번타자 이천웅을 상대했다. 이어 초구에 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공 1개로 이닝을 마쳤다.
이어진 5회초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선두 타자 서상우는 풀카운트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채은성도 1볼-2스트라이크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2아웃 이후 위기가 찾아왔다. 김용의 타석에서 제구가 안되면서 볼넷을 내줬고, 2루 도루까지 허용했다. 하지만 양석환과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먹힌 타구가 나오면서 1루수 앞 땅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1⅔이닝 동안 무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등판을 마친 곽정철은 총 투구수 22개를 기록한 후 물러났다. 직구 16개에 슬라이더도 6개 섞여있었다. 최고 구속은 147km/h. 부상 이전 직구 최고 속도가 150km/h를 웃돌았기 때문에 당시의 구속을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시범경기 임을 감안하면 페이스가 나쁘지 않다.
2009년 철벽 불펜 투수로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곽정철은 그간 총 4번의 큰 수술을 했다. 2011년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에 이어 그해 12월 팔꿈치 연골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2014년 왼쪽 무릎, 그해 7월 오른쪽 무릎 연골 수술을 받아 안타까움을 샀다.
지난해 2군에서 등판하며 실전 감각을 조율했고, 1군 등판 기회도 있었지만 무리하지 않고 더욱 천천히 몸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이날은 곽정철의 1471일만의 1군 등판이자 챔피언스필드 데뷔전이었다.
등판 이후 곽정철은 감격에 젖은 소감을 밝혔다. 곽정철은 "역시 1군 마운드가 달다.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순간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재활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오늘을 정말 기다렸다"며 그간의 시간을 되돌아봤다.
이어 "2군에 있는 동안 전력분석팀에서 내가 좋았을때와 좋지 않았을 때의 영상을 보여주고, 많은 데이터를 제공해준게 큰 도움이 됐다"면서 "오늘 내가 그동안 훈련하고 생각했던대로만 던지자는 생각이었는데 100%는 아니지만 그래도 만족스럽다. 1군이라고 해서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다. 그동안 해왔던대로 훈련을 소화할 것이다. 오늘 공을 던져보니 아직까지 포수가 원하는대로 공이 들어가지 않아 앞으로 제구력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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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