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오키나와(일본), 나유리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겨울이 유난히 소란스럽다. '명가'에 무슨 일이 있는걸까.
마냥 탄탄대로일 것만 같던 삼성은 유난히 긴 혹한기를 보내고 있다. 주축 투수 3명의 도박 스캔들에 이어 전력 유출이 생기면서 우승후보 '0순위' 대신, 6년 연속 정규 시즌은 사실상 힘들 것이라는 부정적 시선을 받게 됐다.
하지만 변함없이 팀의 중심을 지키는 류중일 감독을 비롯해 프로 정신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는 선수들이 본격적인 스프링캠프에 돌입하면서 어두운 분위기도 사라졌다.
삼성의 구성원들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너무 쉽게, 허무하게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앞으로 잃을 것이 많아질 수도 있다는 불길한 예감에 "분위기가 가라앉는게 사실"이라고 했었지만, 캠프에서만큼은 언제 그랬냐는듯 이 모든 것을 잊고 희망만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그러던 중 트레이드 소문이 터졌다. 삼성이 투·타 주축 선수들을 카드로 놓고, 타 구단과 트레이드 조합을 맞춰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구단이 리스트에 올렸다는 해당 선수들이 누구인지 어렴풋이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자세했고, 실명이 거론되기도 했다.
삼성이 트레이드를 단행할 수도 있다는 것은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모기업이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이전되면서 여러 차원의 변화를 예상할 수 있었고, 트레이드에 대한 대략적 이야기도 몇차례 언급된 바 있었다.
15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선수단을 지휘하고 있던 류중일 감독은 취재진에게 "'썰'이다"라고 손을 내저었지만 삼성 구단은 특별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프로야구 관련 소식 중 가장 많은 팬들의 관심을 불러모은 이야기였다.
트레이드와 관련된 정보는 사실이어도 사실이라 말할 수 없고, 사실이 아니어도 사실이 아니라고 못 박을 수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모든 것이 확실하고, 공식적인 발표를 할 수 있기 전까지는 언제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소문으로만 그치는 경우도 있다. 한 시즌 중에도 여러 구단이 수 많은 패를 쥐고 트레이드를 위해 접촉하지만 실제로 성사되는 확률은 매우 낮다.
분위기가 뒤숭숭해지는 것도 감내해야 하는 출혈이다. 팀을 옮기고, 적을 바꾸는 것은 선수들에게도 무척이나 민감한 사항이다. 이적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감이 아니더라도 큰 변화라고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하다.
소속된 선수들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특히 당사자는 더 혼돈이 올 수 밖에 없다. 어디까지나 소문에 불과할지라도 화두에 오르는만큼 당연히 신경이 쓰인다. 불편한 심기를 공개적으로 드러내진 못해도 일에 몰두하기 어려워진다. 삼성 소식에 정통한 한 야구계 관계자는 "캠프 중이라 모든 선수들이 심란해하거나 분위기가 다운되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야기가 거론되는 선수는 혼란스러울 것이다. 이야기가 생각보다 커지면서 서로 난처해졌다"고 한마디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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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